리들리 스콧 감독 ‘나폴레옹’ 놓고 영국·프랑스 미디어 신경전 돌입?
영국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해 온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 신작 ‘나폴레옹’을 둘러싸고 영국과 프랑스 미디어 시이에 전선이 형성됐다.
영국 매체들은 ‘나폴레옹’에 호평을 쏟아낸 반면, 프랑스는 역사를 왜곡한 영화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 영화는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15일엔 영국 런던에서 각각 시사회가 가졌다. 하지만 두 나라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콧 감독이 기병대의 돌격 장면을 성공적으로 그려냈고 나폴레옹 역을 맡은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 역시 맛깔났다며 별점 5점을 매겼다. 일간 더타임스도 “눈을 뗄 수 없는 장대한 대서사시에 배우들의 화려한 연기가 등장한다”며 별 4개를 줬고, 영화 잡지 엠파이어는 “나폴레옹에 대한 스콧의 재미있고 그럴듯한 해석”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영국출신 할리우드 감독이 그려낸 나폴레옹을 바라보는 프랑스의 시선은 따가왔다. 르피가로는 영화 제목을 나폴레옹 대신 ‘제국 아래의 바비(Barbie)와 켄(Ken)’으로 바꿀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잡지 프랑스 지큐(GQ)는 1793년 프랑스 군인들이 미국식 억양으로 ‘프랑스 만세’를 외치는 모습이 “매우 서툴고 부자연스럽다”고 비꼬았다. 프랑스 역사학자이자 나폴레옹 전기 작가 파트리스 그니페는 주간지 르푸앙 인터뷰에서 “매우 반프랑스적이고 친영적인 시각에서 재구성됐다”고 비판했다.
그니페는 “이 영화가 영국인 작품이라는 증거는 가정 성공적인 시퀀스가 워털루 전투와 마지막에 영웅으로 승격되는 웰링턴(영국 장군)의 복수에 할애돼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영화 속 나폴레옹이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단두대 처형식 현장에 참석하고 전쟁 중 이집트 피라미드에 대포를 발사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 같은 프랑스 비평가들 혹평에 영국 공영방송 BBC 인터뷰에서 “당신이 거기에 있었느냐. 없었는데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을 했다. 또 “프랑스인들은 그들 스스로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파리에서 영화를 본 관객은 모두 좋아했다”고 비판을 일축했다.
‘나폴레옹’은 하급 장교 출신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프랑스 대혁명 격변기에 인근 국가들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 프랑스를 유럽 강국으로 만들고 스스로 황제가 된 과정을 그린 전기영화다. 영화 ‘조커’에서 호연을 한 호아킨 피닉스가 나폴레옹 역을 맡았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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