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일본 팔레스타인 대표 “이스라엘이 빼앗은 땅 돌려준다면 더 싸우지 않을 것”
가자지구 폭격 계속 땐 확전 불씨
인질석방·휴전협상 회의적 입장
병원 공격행위 제네바협약 위반
지하땅굴은 군사활동 증거 빈약
‘두 국가 해법’만이 평화로 가는 길
국제사회가 적극적 개입 나서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병원을 하마스의 은신처로 지목하고 연신 공격한 데 대해 시암 대표는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어떤 이유로도 병원은 공격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부지에서 공개한 땅굴 등은 공격의 정당화가 될 수 없을뿐더러 (하마스) 군사 활동의 증거도 빈약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느 나라에도 지하 터널은 있다. 터널의 존재는 큰 소식이 아닌데도, 이스라엘이 이를 큰 이야깃거리로 부풀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암 대표는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했다는 등의 보도에 대해서는 “전혀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아직 마르지도 않은 팔레스타인인의 피를 정치인들이 악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과 (하마스를) 연관 지어 이들의 위험성을 강조하려는 이스라엘발 선전 전략일 뿐”이라고 했다.
시암 대표는 “이스라엘이 우리 땅(가자지구)을 가져갔다. 만약 그들이 (땅을) 돌려준다면, 우리는 더 싸우지 않을 것이다. 무척 간단한 문제”라고 말했다.
시암 대표는 가자지구의 평화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더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래) 팔레스타인을 분할한 결의를 제외하고 어떤 유엔 결의안도 준수하지 않았다”며 국제사회가 나서서 이스라엘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집트는 지난달 7일(현지시간) 개전 이후 가자지구를 빠져나올 유일한 통로인 라파 국경검문소를 철저히 봉쇄 중이다. 이집트로 향하는 팔레스타인 난민에 하마스가 섞여 들어올 경우 이집트 내로 분쟁이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란과 헤즈볼라도 신경 써야 할 대상이다. 시암 대표는 전날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 영국 화물선을 나포한 일을 언급하며 “이란이나 레바논의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이·하마스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언제든 확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시암 대표는 이번 전쟁에 대한 한국의 입장에 대해선 “현재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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