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이자 단점이 베테랑"…이숭용 감독의 첫 임무는 세대교체 "적극적으로 기용" [MD인천]
[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육성은 1군에서 기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SSG 랜더스는 21일 인천 송도의 홀리데이인 인천 송도에서 제9대 이숭용 감독 취임식을 진행했다.
SSG는 지난 17일 "이숭용 전 KT 위즈 육성총괄을 제9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2년 총액 9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이다.
SSG는 세대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변화와 혁신에 적합한 인물을 찾아 나섰고 이숭용 감독과 손을 잡았다. 발표 후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았던 SSG 김성용 단장은 "우리 구단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방향성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변화와 혁신을) 잘 실행할 수 있는 감독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현장 리더십도 있는 인물이다. 코치 경험도 있고 프런트 경험도 있다. 구단의 생각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1994년 인천 연고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현역 은퇴 후 해설위원, 타격 코치, 단장, 육성총괄 등 현장과 프런트의 주요 보직을 맡아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날 취임식에는 민경삼 대표이사, 김성용 단장을 비롯해 '주장' 오태곤과 베테랑 김광현, 노경은, 최정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숭용 감독은 "야구 선수 출신이라면 누구나 감독이라는 자리가 꿈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SSG 관계자들께 감사하다. 벅차 오른다"며 "좀 더 뜻깊은 것은 프로 입단 후 처음 유니폼을 입은 곳이 인천이다. 시간이 흐른 뒤 이곳에 돌아와 다시 감독한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 인천 팬들 중 과거에 있던 팀을 좋아하는 팬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벅차오른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SSG는 다음 시즌부터 세대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숭용 감독과 손을 잡은 것도 세대교체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핵심 불펜으로 활약한 노경은, 고효준이 있으며 추신수, 김강민, 최정, 김광현 등의 뒤를 이을 젊은 자원도 키워야 한다.
이숭용 감독은 SSG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베테랑을 꼽았다. 그만큼 어린 선수들이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사령탑은 "SSG는 우승을 여러 번 한 명문 팀이다. 하지만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면밀히 점검해 조화를 잘 이루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줄 것이다.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권한과 책임감을 주며 팀을 이끌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SSG는 퓨처스 감독도 교체했다. 지난 2일 손시헌 감독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 당시 SSG는 보도자료를 통해 "(NC 다이노스에서) 은퇴 후 수비코치를 수행하면서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지도자로 활약했다. 또한 스포츠사이언스를 바탕으로 선수를 육성하는 미국의 팜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분야의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고 했다.
계약 발표 후 손시헌 감독은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아 "모든 선수가 동등한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첫 번째로 실력이 우선이지만, 두 번째는 노력을 많이 쏟는 사람에게 기회가 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을 잘 가꾸고 노력해야 한다. 선수 개인마다 장점이 있다.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을 부각할 수 있는 것을 선수들에게 상견례 자리에서 이야기했다"며 "노력하지 않는 선수,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에게는 공정한 기회가 안 돌아갈 것이다"고 전했다.
이숭용 감독은 손시헌 퓨처스 감독이 추천하는 선수는 1군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손시헌 감독과) 통화를 했다. 단장하며 느낀 것이 육성은 1군에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2군에서 잘해도 1군 무대는 다르다. 1군 무대에서 경험할 수 있게끔 할 것이다"며 "손시헌 감독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 기량이 올라온다고 판단하고 추천하면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 폭넓은 기용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세대교체는 자기 혼자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사람과 합심해 진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령탑은 "성적을 올리는 것과 육성을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라면 불가능하지만, 선수들과 소통하고 신뢰하고, 코치진, 프런트가 도와준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나도 선수 생활을 41살까지 했다. 베테랑들은 최대한 존중 해주고, 권한을 주며 체력 관리를 어떻게 해줘야 할지 중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시즌 SSG는 뿌리부터 단단하게 다시 내리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숭용 감독은 "SSG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그 선수들 자리에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어린 선수들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동시에 상위권에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SG의 두 베테랑 김강민, 추신수의 거취 여부도 있다. 두 선수는 KBO리그의 최선참 선수들이다. 이숭용 감독은 "만나거나 통화하지 못했다. 두 선수를 무조건 존중할 것이다"며 "어떤 판단을 하든 구단과 상의하고 선수들이 원하는 쪽으로 맞춰갈 생각이다. 특히,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다. 선수단의 리더이기도 하다.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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