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 적반하장’..우리 위성에 “군사적 도발행위”
30일 우리 위성 발사에 "우주군사화 책동" 비난
尹정부 "北 정당화 안돼"..한미일 북핵대표 협의
군사합의 효력정지 맞불 준비.."규정상 정지시킬 수 있어"
전문가들, 우려와 기대..北추가도발 반면 中역할
[파이낸셜뉴스] 북한은 21일 국제해사기구(IMO)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오는 30일 예정인 우리나라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우주군사화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정부는 유감을 표하고 미국·일본과 대응 공조에 나섰다. 9·19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라는 맞대응도 준비 중이다.
이날 북한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리성진 국가하공우주기술총국 연구사 명의 논평은 “우리와 주변나라들의 전략적 대상들에 대한 위성감시체계를 완비하려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우주군사화 책동이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괴뢰들(우리 정부) 자체가 공인한 것처럼 이번 정탐위성(정찰위성) 발사는 종심깊이에 있는 우리의 전략적 대상들에 대한 감시능력을 제고하고 일단 유사시 선제타격을 가할 목적 밑에 감행되는 극히 위험천만한 군사적 도발행위의 일환”이라며 “지금 괴뢰들은 미국의 스페이스엑스회사가 2025년까지 5개의 군사정탐위성을 발사해주기로 한 데 대해 자랑거리나 되는 듯이 소문을 내면서 정탐위성 발사가 킬체인의 선제타격 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객기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정당성을 부여키도 했다. 통신은 논평을 통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무분별한 우주군사화 기도는 우리 국가로 하여금 군사정찰위성 개발을 비롯한 자위적 우주개발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날로 위험천만한 공격력량(역량)으로 일체화되는 미국 주도의 우주감시체계와 미싸일(미사일)방위체계증강에 대처해 국가의 전략적안전리익(이익)을 수호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강력한 방위력을 건설하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적 권리”라고 강조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재차 발사 예고를 한 걸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의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일체의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다. 그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행위이자 우리 안보는 물론 역내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정부는 긴밀한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북핵대표들은 전화협의로 관련 대응 공조를 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정박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중지를 강하게 요구하는 입장을 정하고 관련해 긴밀히 공조키로 했다.
북한이 위성 발사를 감행할 경우 우리 정부는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할 전망이다. 이는 앞서 국방부가 앞장서 밝히며 기정사실화된 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사합의 효력정지 관련 질문에 “관련 기관에 국방부의 입장을 그동안 전달해 왔다. 필요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필요한 국무회의 절차를 거쳐 효력정지에 대한 내용이 국민께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종합검토’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군사합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남북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거나 국가안전보장 질서 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기간을 정해 남북합의서 일부 또는 전부를 정지시킬 수 있게 돼있다”고 말했다.
북한 위성 발사에 군사합의 효력정지로 맞불을 놓을 경우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과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등은 북한이 이를 명분 삼아 무인기 등 국지적 도발에 나선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반면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인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등은 한미와 거리를 좁히고 있는 중국이 북한을 자중시키는 제스처를 취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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