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병원 교수, 전공의 쇠파이프 폭행” 주장…사실 확인중

광주지역 대학병원 전공의가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담당 교수 폭행장면이 담긴 CCTV영상.인터넷 누리집 보배드림 갈무리

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사면허 박탈법'이 시행된 첫날,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상습 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와 사실 확인과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조선대병원은 “전공의 폭행 의혹이 있는 50대 신경외과 교수 ㄱ씨의 징계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대학 교원인사팀에 통보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광주·전남 소재 지방 사립대학교 신경외과 전공의 4년차라 밝힌 ㄱ씨는 지난 20일 인터넷 누리집 ‘보배드림’에 ‘대학병원 전공의입니다. 상습 폭행에 대해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담당 교수로부터 당한 상습 폭행 사실을 공개했다.

ㄱ씨는 “여러 환자가 지나다니는 병원 복도에서, 심지어 외래를 보러 온 환자 앞에서, 간호사들과 병원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따로 불려가 수차례 쇠 파이프로 구타당하고, 안경이 날아가 휘어질 정도로 뺨을 맞았으며, 목덜미가 잡힌 채로 컴퓨터 키보드에 얼굴이 처박히기도 했다”며 “폭행뿐만 아니라 수술 결과에 따라 벌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갈취당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ㄱ씨는 근거로 녹취 파일과 폐회로(CC)텔레비전 영상을 첨부했다. 녹취 파일에는 “야, 한 대라도 안 맞으면”이라는 지도교수의 육성이 담겨있다. ㄱ씨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후배 전공의 선생님들의 개선된 수련 환경과 신경외과 의국 발전을 위해 해당 교수의 해임을 강력하게 요청한다”며 “본원에서 결단력 있고 단호한 조치를 통해 의료 사회 전반의 악습을 끊어내는 좋은 선례를 남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글 작성 목적을 밝혔다.

조선대병원은 이날 교육 수련위원회를 열어 ㄱ씨의 피해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대학 인권성평등센터에 조사를 신청해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교원인사위원회 징계 신청과 함께 해당 교수에 대해서는 피해자와의 일체 접촉금지, 예약된 외래진료와 수술을 제외한 모든 진료 금지, 회의 참석 금지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