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형 ETF에 2.2조 뭉칫돈···연말 '산타랠리' 오나
고금리 완화·4분기 실적개선 기대
환율도 하락···외국인·기관 순매수
LG화학 등 시총 상위 종목들 강세
지수형 ETF 순유입액, 채권형 추월
"S&P500 5% 이상 오를땐 산타랠리
美 기술주 강세···증시 상승세 전망"
글로벌 고금리 완화와 환율 하락, 4분기 상장사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겹호재로 작용하면서 코스피지수가 보름 만에 2500 선을 회복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둔화와 미국 기술주 강세 흐름에 힘입어 올 연말 ‘산타 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현상)’가 나타날 가능성을 신중하게 제기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19.22포인트(0.77%) 상승한 2510.42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500 선을 넘은 것은 정부의 공매도 금지 직후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매수)’ 효과로 주가가 일시 급등한 6일(2502.37) 이후 보름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3.93포인트(0.48%) 상승한 817.01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4300억 원가량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00억 원, 11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약 900억 원, 150억 원씩 순매수했고 기관만 1000억 원 가까이 내다 팔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기아(000270)(-0.95%)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LG화학(051910)(1.52%)과 삼성SDI(006400)(1.19%)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카카오(035720)(3.03%), 카카오뱅크(323410)(8.79%), 카카오페이(377300)(4.67%), 카카오게임즈(293490)(5.94%) 등 카카오 그룹주도 저가 매수세를 바탕으로 급등했다. 코스닥에서는 알테오젠(196170)(5.60%), 셀트리온제약(068760)(4.55%),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4.55%) 등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에코프로비엠(247540)(-2.19%), 포스코DX(022100)(-2.12%) 등은 내렸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2.19%), 건설업(1.59%), 금융업(1.22%), 화학(1.04%), 유통업(0.85%), 의약품(0.84%) 등 대다수가 상승 흐름을 탔고 비금속광물(-0.02%), 보험(-0.19%)만 하락했다.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탄 것은 미국 국채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고금리 부담을 상당 부분 덜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1300원 아래에 안착한 원·달러 환율이 공매도 금지로 이탈할 뻔한 외국인 매수세를 붙잡아두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외국인은 6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각각 2조 7000억 원, 6700억 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상장사들의 실적이 4분기에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2500 선 회복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64곳의 올 4분기 영업이익 합산 추정치는 43조 2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조 6101억 원의 3배에 달한다.
금리 상승 가능성이 약화하자 이달 들어서는 주식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 순유입 규모가 채권형을 넘어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국내 지수형 ETF(파생형 제외)에는 2조 2031억 원의 자금이 유입돼 총 순자산이 19조 9621억 원으로 늘었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42개 ETF의 순자산이 1조 8692억 원, 코스닥 관련 13개 ETF의 순자산이 1조 1061억 원씩 증가했다. 반면 채권형 ETF에는 지수형의 절반 수준인 1조 584억 원의 자금만 유입됐다.
올 들어 지수형 ETF의 순유입액이 채권형보다 많았던 달은 11월이 처음이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국내 ETF 전체 순자산이 30조 2300억 원 늘어나는 사이 지수형 ETF는 7200억 원 감소했다. 8~10월에는 국내 지수형 ETF에서 석 달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 순자산이 1조 7344억 원 더 쪼그라든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 환경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주가지수가 추가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50년 동안 연초부터 11월 15일까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 이상 상승한 30번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11월 15일부터 연말까지 주가가 더 오른 사례가 26번에 달했다며 올해도 산타 랠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올 들어 S&P500지수는15일까지 17.3% 올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2월과 내년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거의 100%”라며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까지 예상하는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채권금리, 달러화 하향 안정세를 바탕으로 코스피는 물론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방향성은 명확해졌고 등락이 있더라도 코스피는 연내 2600 선을 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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