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박물관 심포지엄 연 국립중앙박물관, '콰이어트룸' 운영 방안 모색
[서울=뉴시스]이현경 기자 = "빛과 소음에 민감한 자폐인을 위한 공간, 간접 조명과 양질의 음향시설 그리고 어스톤(Earth tone). 장애 정도와 상관 없는 모든 남녀노소를 위한 공간 구성입니다."
21일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어린이박물관 심포지엄'에 연사로 참여한 전기정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치코 캠퍼스 실내건축학과 교수는장애 아동을 위한 공간 조성에 필요한 요소에 대해 강조했다.
전 교수는 "13여년 전 '자폐'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됐다"며 "자폐 장애인들은 감각 반응정도에 따라 과잉민감형과 둔감형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기 때문에 다수가 모이는 공공시설을 특정 방향에 맞춰 디자인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명확한 공간의 구획화와 구역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개방형 전시 대신 전략적 공간 구성을 해야한"며 "바닥 마감재를 달리하거나 벽과 칸막이, 색상과 패턴, 마감재를 다르게 해 공간을 표시하고 전시의 명확성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폐 장애인들은 소리와 불빛에 예민하기 때문에 에코 사운드를 최소화하고 소음을 일으키지 않는 실내 마감재를 사용할 것, 그리고 직접 조명 대신 간접 조명을 공간 설계 과정서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공간의 색과 관련해서는 '어스 톤(Earth tone)'을 강조했다. 그는 "자폐 아동의 눈은 간상체와 원추체의 화학적 불균형이나 신경 결핌으로 인한 변이가 일어나 색상이 더욱 선명하게 본다"며 "과도한 자극이 자폐 아동의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나뭇잎, 나무, 흙, 하늘, 물, 색을 사용하고 복잡한 시각적 패턴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흰색이나 검은색을 섞어 중립적인 색을 써도 좋고 아이보리, 라이트 모카 등을 활용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어린이든 성인이든 자폐인들이 이용하는 시설의 또 다른 필수 요소중 하나는 심리안정실이다. 자폐인들은 개인적 또는 환경적 이유로 갑작스럽게 짜증 상태나 통제 불능 상태가 일어나는데, 이때 일시적으로 진정할 수 있는 공간이 '심리 안정실'이다. 전 교수는 "분홍색, 보라색은 자폐아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메인컬러로 하면 좋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음 없는 조용한 공간, 반짝임이나 눈부심 없는 편안한 조명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만 즐길 수 있는 전시실이 아닌 장애와 상관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전시공간"이라며 "한때의 유행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 아래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유지돼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2월21일 어린이박물관 입구에 발달장애 어린이가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콰이어트룸'(미정) 개방을 앞두고 있다. 콰이어트룸은 어린이박물관이 추진하는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모든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첫 번째 공간으로 이를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를 초청해 '어린이박물관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이날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2005년 어린이박물관을 개관하고 운영하면서 몸이 불편하거나 발달이 더딘 아동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면이 있었다. 반성하고 있다"면서 "막상 저희들이 공간을 어떻게 만들고 교육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 전문가를 모시고 이야기를 듣고 공간 준비하고 교육을 마련하고자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는 최진희 서초아이발달센터장과 김수연 경인교육대학교 특수(통합)교육과 교수, 고지훈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학예연구사도 함께했다.
최진희 서초아이발달센터장은 "어린이박물관은 모든 사람이 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어린이 박물관에서 이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구해야 한다"고 "부모님들은 '장애'라고 언급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프로그램 이름이나 내용에 장애를 붙이기 보다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근차근 보물찾기' 등과 같이다"라고 제언했다.
"학교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함께 찾는 어린이 박물관이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줄일 수 있고 발달장애에 대한 공공의 인식을 높이고 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곳이 어린이 박물관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수연 교수는 박물관은 대부분 보호자와 함께 오기 때문에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성 존중 교육과 통합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고지훈 학예연구사는 2022년부터 특수학교 및 장애어린이가 포함된 학급을 대상으로 진행한 '함께해요! 발견과 공감'이 코로나 시기에 장애인 교육의 필요성과 외부 요청으로 시작돼 어린이박물관에서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놀이 방법을 구상하고 전시 입체교구를 제작한 사례도 공개했다.
이날 심포지엄을 축하하기 위해 자리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저도 그랬고 박물관은 장애 아동들에게 어렵고 제일 가기 싫은 공간"이라며 "전문가와 함께하는 이번 포럼이 박물관이 누구나 즐기는 공간으로 다가가기 위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e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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