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의 시원한 압승···롄샤오 꺾고 2년 만에 삼성화재배 4강 진출
오랜기간 신진서 9단과 함께 한국 바둑의 쌍두마차로 활약하고 있는 박정환 9단이 2년 만에 삼성화재배 4강에 복귀하며 통산 2번째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박정환은 21일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특설대국장에서 열린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 1일차 대국에서 난적인 중국의 롄샤오 9단을 맞아 3시간50분 대국을 펼쳐 107수 만에 시간승을 챙겼다. 이 승리로 박정환은 2021년 우승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삼성화재배 4강에 진출했다.
삼성화재배는 박정환에게 아쉬운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2007년 첫 진출 이후 꾸준히 우승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다 2021년에야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당시 상대는 한국 바둑의 최강자인 신진서였다.
이날 맞붙은 롄샤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이번 대국 전까지 통산 상대전적에서 3승5패로 박정환이 밀렸다. 흑을 잡고 대국에 나선 박정환은 초반부터 우위를 점한 뒤 우하 공방에서 사정없이 롄샤오를 몰아치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 롄샤오가 추격전에 나섰지만, 여기서 시간을 너무 많이 쓴 것이 패착이 됐다. 다소 빠르게 초읽기에 들어간 롄샤오는 마지막 초읽기에 몰렸고, 끝내 1분을 그냥 흘려보내며 허무한 시간패를 당했다. 반면 박정환은 20분14초를 남겼다. 대국이 끝난 후 롄샤오의 얼굴에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롄샤오는 2년전 박정환이 삼성화재배 우승을 했을 때 8강에서도 박정환에 패했다.
박정환은 올해 부진을 겪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소 한 번의 기전은 우승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우승이 없다. 이번 삼성화재배는 박정환이 올해 첫 우승을 노리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력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한편 중국 기사들끼리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또 다른 8강전에서는 쉬자양 9단이 최근 커제 9단을 밀어내고 중국 랭킹 1위에 오른 구쯔하오 9단과 6시간 가까운 혈투를 펼친 끝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절반씩 이틀로 나뉘어 진행하는 8강전은 22일 2일차 대국이 진행된다. 2일차에는 신진서와 셰얼하오 9단, 김명훈 9단과 딩하오 9단의 대국이 예정돼 있다. 신진서와 셰얼하오의 상대 전적은 7승1패로 신진서가 압도하고 있으며, 김명훈과 딩하오는 1승1패로 팽팽하게 맞서있다. 4강 대진은 8강전 2일차 대국이 모두 종료된 후 추첨을 통해 확정된다.
삼성화재배 우승 상금은 3억원이며 준우승에게는 1억원이 돌아간다. 한국이 총 14회 우승을 차지했고 중국이 11회, 일본이 2회 우승으로 뒤를 잇고 있다.
고양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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