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진 마산대 총장 "'새로운 100년의 마산대' 소임 엄중히 수행"
대동제 파격 축사 "취업 고민에 볼모가 되어서 젊음과 낭만을 저당 잡히지 말라"
"아픈 청춘보다는 즐거운 청춘이 성공할 가능성 높아"
"마산대학교만의 특성화된 학과 경쟁력으로 충분히 극복"
"지역이 요구하는 산업인력과 지역 내 정주하는 취업인력 양성"
"대학의 최고 고객이자, 주인인 학생의 만족도가 높은 학교로 만들 것"
"지역대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기울여 주시길"
■ 제작 : 윤승훈 PD, 이윤상 아나운서
■ 진행 : 이윤상 아나운서
■ 대담 : 이학진 마산대학교 총장
◇이윤상> 마산대학교 이학진 총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학진> 예, 안녕하십니까?
◇이윤상> 사실 축제 이야기로 서두를 열었는데요. 점퍼 차림으로 파격적인 축사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이학진> 대학축제는 학생들이 일상적인 학업에서 벗어나서 공동체의 화합을 도모하고 대학구성원 간 교류를 촉진하는 행사잖습니까?
◇이윤상> 네.
◆이학진> 그런 의미에서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보다는 편안한 복장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더 친밀해 질 수 있을 것 같아서 평소와는 다르게 점퍼 차림을 했습니다.
◇이윤상> 제가 점퍼 사진을 직접 봤는데 정장 위에 뭔가를 한 것이 아니라 넥타이도 풀으시고 셔츠 위에 약간 패딩같은 점퍼를 입으셨더라구요?
◆이학진> 예, 그렇습니다.
◇이윤상> 보통 총장님이 이러시지 않으시잖아요?
◆이학진> 그래서 우리 학생들과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서 그런 차림을 일부러했습니다.
◇이윤상> 뭐라고 축사를 하셨어요?
◆이학진> 축사로 취업 고민 등에 볼모가 되어서 젊음과 낭만을 저당 잡히지 말라.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청춘시대를 누리기를 바란다고 격려를 했습니다.
◇이윤상> 그게 어떤 뜻일까요? 사실 젊음이 취업이다 뭐다해서 고생하고 하는 시기이긴 하잖아요?
◆이학진> 예, 그렇죠. 아프니까 청춘이다 하는 말에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 말을 한 이유는 첫째는 취업문제로 위축되어 있는 청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100세 시대인데 20대 초·중반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젊음이라는 가장 큰 자산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당당해져라라는 당부를 했습니다.
◇이윤상> 네.
◆이학진> 또 청년의 시행착오는 당연하고 그 대가로 아파야하며 고통을 극복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것은 일방적인 인식이 아니겠습니까? 아픈 청춘보다는 즐거운 청춘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이윤상> 네, 정말 메시지가 다르네요. 한동안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전국을 뒤엎던 때까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이런 얘기도 있었거든요. 다 아파야하는가? 좀 무섭다 이런 생각도 하고 그랬는데 아픈 것보다도 즐겁게 즐기다보면 그런 것도 넘어설 수 있다가 그렇게 보시는거죠?
◆이학진> 그렇습니다. 아픔없이 즐거움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윤상> 인사 말씀에서도 여러 차례 즐거움에 대해서 강조하는 것을 인상깊게 봤는데요. 이번 마산대학교 대동제 명칭이 '늘품 청우대동제'더라구요?
◆이학진> 총학생회가 올해 슬로건을 '늘품'으로 정했는데요. 늘품은 순우리말로 '앞으로 좋게 발전할 품성'이라고 합니다. 바른 품성으로 학우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총학생회의 의지를 나타낸 말인데요. 여기에다 우리 대학의 마스코트이자, '근면 성실한 소'라고 전해지는 '청우'를 결합한 명칭입니다.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대동단결하는 축제를 만들자는 뜻으로 '늘품 청우대동제'로 정했습니다.
◇이윤상> 이번 축제 내내 학생들과 함께 하신건가요?
◆이학진> 그럼요. 축제기간 내내 함께 웃고, 박수 치고, 즐겼습니다. 총학생회의 주체적인 운영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총장을 비롯한 대학 전 구성원의 참여가 가장 중요할 것 같았습니다. 또 대학 축제는 학생들만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축제이기도 하잖습니까? 우리 대학을 찾아오시는 시민들을 맞이한다는 마음도 컸습니다.
◇이윤상> 축사로 젊음을 저당잡히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축제의 밤은 낮보다 길어요. 이런 얘기도 하셨던데 그런 부분이 인상적이더라구요.
◆이학진> 예, 학생들에게 오늘 하루를 마음껏 즐기라는 그런 의미에서 밤의 길다.
◇이윤상> 그래서 어려운 인생에서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가 학생들이 총장님을 보는 인식이 확 달랐을 것 같아요?
◆이학진> 학생들과 같이 하고 싶었습니다.
◇이윤상> 이미 충분히 함께 하신 것 같구요. 학교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올 봄에 9대 총장에 취임하셨죠?
◆이학진> 예, 지난 3월 새 학기를 맞아서 취임해 벌써 9개월째를 맞이 하고 있습니다. 계획했던 일도 있었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대학이 처한 현실이 어렵거나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큰 뜻을 이뤄나가겠습니다.
◇이윤상> 그리고 보니까 이력에 5대 총장도 지내셨던데, 70대에 다시 총장을 결심한 계기가 있습니까?
◆이학진> 십 수 년 전부터 대학의 위기가 논의됐지만 지금이 말 그대로 '대위기'인 것 같습니다, 특히 지방대학이 먼저 시련을 당하고 있는데요. 학교법인 문화교육원이 저를 다시 총장에 임명하신 것은 개교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은 마산대학교를 굳건히 유지시키고 지역사회가 사랑하고 자랑할 수 있는 대학으로 발전시키라는 명령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30년 넘는 세월 동안 마산대학교 성장과 함께 했으며 특히 5대 총장 재임시절 오늘의 마산대학교 토대를 마련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경험과 노력을 인정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리고 저에 대한 신뢰와 믿음에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특히 저에게 맡겨진 '새로운 100년의 마산대학교'라는 장기 프로젝트의 소임을 엄중히 수행하겠습니다.
◇이윤상> 새로운 100년의 마산대학교를 준비하기 위해서 오셨는데 그때도 그렇고 지금 9대때 다시 하면서 지금 대학 상황이 많이 바꼈고 위기라는 말을 여러 차례 하신 것처럼 많이 상황이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이학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가슴 아픈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 대학도 예외가 될 수는 없는데요. 근본적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었고 수도권 대학으로 몰리는 현상이 가속되고 있어 대학을 운영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의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과 별개로 지역사회는 그 지역사회만의 인력 수요가 있게 마련이고 그에 따른 공급체제가 필요합니다. 지역 요구에 맞춤한 인재 육성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신입생 충원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마산대학교만의 특성화된 학과의 경쟁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윤상>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대학이 있어할 이유이기도 하죠.
◆이학진> 예.
◇이윤상> 그리고 아버님께서 대학 창립자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이학진> 예, 선친은 '청강, 이 형자 규자'이신데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배움만이 살 길이다'라는 민족적 각성을 가지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1947년 마산가정여학교를 설립하셨고 이후 지금의 마산제일여자중학교와 마산제일여자고등학교로 성장시켰습니다. 또 1984년 마산제일고등학교를 설립함으로써 지역의 중등교육 부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습니다. 마산대학교의 전신인 간호학교는 경남도립병원 부설 교육기관으로 설립되어서 26년간 운영되다가 1982년 정부의 사립화 정책 전환으로 우리대학 재단이 편입했습니다. 따라서 선친이 최초 설립자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1987년부터 4대 학장으로 재임하시면서 '간호보건계열 명문사학의 대명사'격인 지금의 마산대학교 초석을 놓으셨습니다.
◇이윤상> 그래서 학교 건물에 보면 '청강기념관', '청강문화관'이 있던데 아버님의 호를 딴 거군요?
◆이학진> 예. 호를 땄습니다.
◇이윤상> 그만큼 많을 일을 하셨기 때문이겠죠. 그럼 이쯤에서 우리 마산대학교를 소개를 해 주시죠?
◆이학진> 예, 마산대학교의 전신인 '마산간호고등기술학교'는 1956년 지금의 마산의료원 자리에서 개교했습니다. 1979년 '마산간호전문대학'으로, 1983년 '마산간호보건전문대학' 등으로 성장한 후 2011년부터 '마산대학교'라는 교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간호학과를 비롯한 32개 학과, 5천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고 5만 8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마산대학교는 최근 교육부의 혁신지원사업 1, 2유형, LINC 3.0 사업 선정으로 정부 재정지원을 받아 학생 교육에 지원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전문대학 기관평가 인증을 획득해 '교육품질인증 대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마산대학은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전국 최고의 보건융합대학입니다.
◇이윤상> 지금 마산대학교를 보니까 간호학과로 굉장히 유명한데요. 앞으로 마산대학이 100년을 위해서 중점적으로 육성하려는 분야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학진> 우리대학이 다른 대학에 비해 잘하고 있는 특성화된 간호보건 분야를 집중 육성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겠습니다. 또 지역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지역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재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교육을 하겠습니다. 이와 별도로 또다른 육성분야가 있는데 먼저 100세 시대에 맞춰 인생이모작을 계획하는 많은 성인학습자들을 수용하는 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이윤상> 요즘 평생교육이라고 하죠?
◆이학진> 예, 그들에게 복지와 학업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전문대학에게 주어진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익혀서 재취업 또는 창업의 기회를 열어 주겠습니다. 둘째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에 대응해 우리 대학은 양질의 기술교육 시설과 최신식 기숙사 등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전문적인 기술교육은 물론 우리말과 문화를 가르쳐 지역기업에 쉽게 취업하고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방 소멸시대를 대비한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 정주율을 높이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대학 재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대학에 설치한 '국제교류원'을 통해 중국, 일본, 호주 등 외국 대학에서의 연수 기회를 늘리고 다양한 산업현장 체험을 제공하겠습니다.
◇이윤상> 최근 글로컬대학이 주된 정부방침이 되면서 대학 간 협력, 통폐합 등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마산대학의 비전은 어떤게 있을까요?
◆이학진> 우리나라 전문대학교 130여 개 중 1개만 선정될 정도로,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선정기준을 충족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전문대학의 입장에선 현실성이 떨어지고 대학 간 양극화를 가속시킨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대학은 생존을 위해 역할을 분명히 하고 차별성을 가져야 합니다. 또 지자체가 요구하는 산업부문과 기술력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마산대학교는 지자체와 상호 협력을 통해 지역이 요구하는 산업인력과 지역 내 정주하는 취업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또 인근 대학과의 상생을 위해 교육시설, 기자재, 교육 콘텐츠를 적극 공유하고 있으며 정부와 유관기관의 재정지원 사업에서 역할을 분담해 성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윤상> 올 여름 몽골에서 나눔의료사업도 하셨다고요?
◆이학진> 예, 그렇습니다. 이건 로컬대학의 개념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별개로 우리대학은 총학생회와 협력해 매년 국내와 해외봉사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봉사활동을 3년 정도 중단했습니다만 올해부터 몽골에서 재개했습니다. 봉사를 통해 학생들에게는 자원봉사의 참뜻을 새기고 세계 각 나라에 희망과 용기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또 졸업 후 일하게 될 보건의료 현장에서 꼭 갖추어야 할 기본 정신인 '박애정신'을 봉사활동을 통해 미리 배우고 실천하는 체험의 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참여 학생들에게 자양분이 됐고 나중 다양한 국가의 의료·보건 현장에서 마산대학교 졸업생들의 활약상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윤상> 저희가 축사에서의 멘트를 듣고 총장님 말씀을 듣고 싶어서 모셨는데 청취자분들에게 한 말씀하시고 마치겠습니다.
◆이학진> 예, 저는 '재미있는 학교를 만들겠다'라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대학의 최고 고객이자, 주인인 학생의 만족도가 높은 학교로 만들겠습니다. 우수한 교원 확보와 실효성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즐겁게 공부하는 환경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교직원의 직장만족도를 최상위로 높일 것이고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소속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CEO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 '믿음 받는 전문인' 양성이라는 초심을 유지하고 특히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 지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또 청년들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고 그들에게 가치 있는 미래를 제시하겠습니다. 끝으로 청취자분들에게 한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교육이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지극히 공적인 분야이며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입니다. 따라서 대학의 설립 주체가 국·공립이냐, 사립이냐를 따지는 것은 아무런 의미없는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역, 산업체, 대학이 연계한 투입과 창출의 선순환 구조가 가동될 때 국가와 지역사회가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대학을 비롯해 교육기관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내 일, 내 가족, 내 지역의 일이라 생각하시어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주시바랍니다.
◇이윤상> 지역대학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이학진> 예, 그렇습니다.
◇이윤상> 우리 총장님이 이전에 5대도 하시고 9대도 하시면서 학교의 변천사를 보셨을 것 같은데요. 160명대도 말씀하셨더라구요?
◆이학진> 예, 그렇습니다. 저는 1985년도에 이 학교에 첫 부임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 우리 마산대학교의 전체 학생 수가 백 몇 십명에 불과했습니다. 그 소규모의 학교를 제가 근무하면서 거의 1만 명까지 확대를 시켰습니다. 그 과정에 제가 마산대학교와 함께 했습니다.
◇이윤상> 지금은 6, 7천명 되는 학교인데, 앞으로의 100년 프로젝트, 잘 이끌어주시길 바라면서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총장님 고맙습니다.
◆이학진> 고맙습니다.
◇이윤상> 지금까지 마산대학교 이학진 총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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