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기 놓인 오픈AI…직원 90% “올트먼 복직 안시키면 MS 갈 것”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서 밀려난 올트먼을 품에 안으며 최대 수혜자가 됐다. MS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하고도 이사회 의석인 한 자리도 없었지만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일각에선 지금의 혼란이 이사진 교체와 올트먼의 오픈AI 복귀를 위한 사티아 나델리 MS CEO와 올트먼의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 “이사회를 향한 가미가제 폭격”
오픈AI 임직원 702명이 자신의 이름을 달아 이사회에 통보성 공개 서한을 보낸 것은 ‘AI의 얼굴’이 된 올트먼의 상징성, 투자 유치 능력, 경영 감각 등을 감안할 때 올트먼 없이는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나델리 CEO도 MS가 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임직원들의 서한는 “당신들(이사회)은 회사가 망가지도록 놔두는 게 ‘오픈AI의 사명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경영진에 통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영리법인인 오픈AI는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AI’를 사명으로 제시해왔다. 올트먼을 필두로 한 ‘AI 개발파’와 수츠케버의 ‘속도조절파’ 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트먼 해임은 AI 안전 이슈가 아니다”라며 신임 CEO의 진화에도 직원들의 동요는 가시지 않고 있다.
수익성 문제도 직원들의 불만과 직결돼 있다. 비영리법인을 표방하고 있지만 직원 상당수는 주식 매각 수익, 수백만 달러 연봉에 이끌려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역시 기업가치 860억 달러(110조 원)짜리 기업이 주주들과 상의 없이 독단적 의사결정을 내린 것에 분노하고 있다. 일부는 투자 이행 중지나 소송 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사회를 향한 가미가제 폭격 수준”이라고 평했다.
● 올트먼 복귀 가능성 아직 남아있어
오픈AI 최대주주인 MS는 올트먼과 오픈AI 인력을 대거 흡수하겠다고 발표해 AI 산업의 강자 이미지를 굳혔다. 나델리 CEO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첨단 AI 팀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트먼이 어디에 있든 MS와 협력은 유지될 것”이라고도 언급해 복귀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그는 ‘내일 오픈AI의 CEO는 누구냐’는 질문에 “오픈AI와 이사회에 달렸다”고 답했다.
올트먼도 복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임직원들이 X(옛 트위터)에 복귀를 요청하는 게시물을 올리면 ‘하트’를 남기며 화답하고 있다. X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 IT 매체 ‘더 버지’는 소식통을 인용해 “MS로 이직한다는 올트먼의 발표는 월요일 증시 개장 전 폭락을 막기 위한 해결책이었다”고 보도했다. 현 이사회 멤버 3명 중 올트먼을 몰아낸 ‘쿠데타의 주역’으로 알려진 수츠케버는 “나는 결코 오픈AI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회사를 재통합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X에 올렸고, 올트먼은 이 글에 하트 3개로 답했다.
만약 올트먼이 돌아오고 이사회가 전원 교체된다면 오픈AI는 AI 개발 경쟁 전면에 나서는 ‘빅테크’가 될 수도 있다. 글로벌 AI 개발사 관계자는 “외부 투자를 많이 받았고, 수많은 스타트업 및 대기업 고객을 유치한 오픈AI가 비영리단체를 표방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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