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천연 다이아몬드…‘랩그론 다이아’ 열풍에 매매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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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다이아몬드 가격이 바닥을 찍고 있어 당분간 매입 안 합니다."
서울 종로구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유병록 씨는 "랩그론 다이아몬드가 나오고 나서 1년간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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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유병록 씨는 “랩그론 다이아몬드가 나오고 나서 1년간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실험실에서 제작한 ‘랩그론(Lab-Grown) 다이아몬드가 인기를 끌면서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자 보석상 사이에서 천연 다이아몬드 매입을 피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에 비해 10~20% 수준에서 거래된다. 워낙 가격이 저렴해 찾는 고객이 많아지자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21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최근 최저점을 찍었다. 지수가 개발된 2001년 2월 가격 100을 기준으로 최고점은 158이었고, 이달 21일 최저점에 근접한 107로 나타났다. 22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다는 셈이다.
서울 내 대표적 보석 상가인 종로3가 일대의 보석상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다이아몬드를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보석상 고윤오 씨(49)는 “예전에 1000만 원에 팔았던 게 지금은 800만 원대에 팔린다”며 “경기까지 안 좋아져 판매가 안 돼 더 이상 (다이아몬드) 재고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종로 보석매입전문센터의 이모 씨(50)는 “천연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었다”며 “1000만 원에 팔았던 천연 다이아몬드 예물이 지금은 500만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천연 다이아몬드를 팔아 돈을 마련하려던 시민들은 헛걸음만 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동두천에서 왔다는 A 씨(75)는 “다이아몬드 반지 3개를 팔려고 왔는데 가격이 너무 내려가서 그냥 돌아가려고 한다”며 “샀을 때의 가격에 비해 3분의 1도 안 돼 파는 게 손해 같다”고 했다. 박모 씨(49)도 “금과 다이아몬드를 한꺼번에 팔려고 왔는데 다이아몬드는 가격을 너무 안 쳐줘서 못 팔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각에선 천연 다이아몬드로 속인 랩그론 다이아몬드 사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석상 서모 씨(37)는 “다이아몬드를 감정하는 기계로 고유번호 등을 확인해 천연인지 랩그론인지 구분할 수 있다”며 “자연에서 얼린 얼음과 냉동고에서 얼린 얼음이 성분이 똑같은 것처럼 천연, 랩그론 다이아몬드 역시 물질 자체가 똑같기 때문에 고유번호 등이 위조될 경우 사기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강지은 인턴기자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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