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문제 해결하는 자율공장 구현"···생산성·품질 두 토끼 잡는다

■정홍범 현대차 HMGICS 법인장
혁신기술 수용성 높아 싱가포르 선택
현지 대학·기관과 합작연구소도 설립
미래 모빌리티 기술연구 고도화 추진

정홍범 HMGICS 법인장(전무)이 1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현지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HMGICS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서울경제]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혁신센터(HMGICS)는 자동화 공장과는 다른 자율 공장을 지향합니다.”

정홍범(사진) HMGICS 법인장(전무)은 1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현지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HMGICS의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자율 공장은 단순히 로봇으로 자동차를 조립하는 ‘자동화 공장’을 넘어선 개념이다. 최고 레벨인 5레벨에 도달한 자율 공장은 생산 시스템 내에서 스스로 데이터를 확보·분석해 문제를 인지하고 대책을 세워 자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정 법인장은 “다른 완성차 브랜드의 공장들도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하지만 일부 공정에서 데이터를 받아 낮은 수준으로 최적화하는 정도”라며 “현대차가 추구하는 것은 공장 전반의 프로세스의 지능화와 자율화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HMGICS는 자율 공장을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공장 내 200대의 로봇은 생산 과정에서 각종 데이터를 확보하고 인공지능(AI)이 이를 분석해 생산성과 차량 품질을 최적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또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실제 공장을 그대로 가상공간에 옮겨놓은 ‘메타 팩토리’를 활용해 고객 수요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가동률을 산정할 수 있다.

정 법인장은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작은 시장이지만 많은 브랜드들이 진출했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특히 이 지역이 혁신 기술에 대한 수용성과 지원이 상당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HMGICS는 현지 대학, 정부 연구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미래 모빌리티 생산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HMGICS와 난양공대, 싱가포르 통산산업부 산하 기술개발연구소인 과학기술청은 이날 업무협약을 통해 싱가포르 최초 산학연 합작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 연구소는 싱가포르 우수 인재를 활용해 AI와 로보틱스·메타버스 등 차세대 자율 생산 운영 체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