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 안에 연막탄 불길까지…알바니아 야당 의원들 시위

야당 민주당 실권자 "예산안 5분도 되지 않아 처리"
의회 중앙 의자 쌓아…책상에 난 불, 주변 의원들 진화
집권당 사회당 총리 "야당 의원들 거리의 어휘·태도 보여"

[서울=뉴시스] 알바니아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2024년 예산안 표결 과정에서 의회 보안 요원들이 집권당인 사회당의 에디 라마 총리에 대한 접근을 막자 의회 중앙에 의자를 쌓아놓고 연막탄을 터트렸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사진=X 갈무리) 2023.11.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하은 인턴 기자 = 유럽 동남부 발칸반도에 있는 알바니아의 야당 의원들이 내년도 예산안 표결을 막으려다 실패하자 회의장 한가운데서 연막탄을 터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알바니아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2024년 예산안 표결 과정에서 의회 보안 요원들이 집권당인 사회당의 에디 라마 총리에 대한 접근을 막자 의회 중앙에 의자를 쌓아놓고 연막탄을 터트렸다.

또 한 야당 의원이 책상에 불을 붙이는 게 보인 후 불길이 잠시 퍼졌지만 주변 의원들이 이를 진화했다.

현재 알바니아 야당인 민주당의 실질적 지도자 살리 베리샤 전 총리는 라마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이 의회에서 야당을 침묵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베리샤 전 총리는 1992~1997년까지 알바니아 첫 민주 정권의 대통령으로 역임했으며, 대통령 퇴임 후에는 2005~2013년까지 민주당 내각에서 총리직을 맡았다.

베리샤는 의회에서 소동이 벌어진 후 기자들에게 “이 싸움은 되돌릴 방법이 없다”며 “예산안이 5분도 채 되지 않아 1차 투표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다원주의 의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알바니아 검찰은 베리샤와 그의 사위를 스포츠 클럽 부지와 관련된 토지 거래에 대한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그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총리로서의 영향력을 이용해 그의 사위를 포함한 주변인들에게 유리하게 민영화 절차를 마무리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그의 사위는 체포됐다. 베리샤는 의원으로 면책특권으로 체포되지는 않았으나 출국 금지 명령을 받았다. 베리샤는 라마 총리가 자신에 대한 기소를 은밀히 조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라마 총리는 소동 후 소설미디어(SNS) X(옛 트위터)에 “그들(야당)은 정치의 장에서 거리에서 볼 법한 어휘와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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