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랐던 전준우의 두번째 계약, 바뀐 롯데의 상징성

김하진 기자 2023. 11. 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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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준우(왼쪽)과 박준혁 단장.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외야수 전준우(37)의 선택은 4년 전에도, 올해에도 똑같다.

하지만 4년 사이 상황은 달라졌다. 경주고-건국대를 졸업한 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5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준우는 2019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전준우는 당시 FA 계약으로 롯데에 잔류했다. 계약 조건은 4년 최대 34억원 (계약금 12억원, 연봉총액 20억원, 옵션총액 2억원)이었다.

그해 FA 시장에서 많은 구단들이 지갑을 닫는 방향으로 움직였으나 그 때에도 전준우의 FA 계약은 선수 커리어만큼 받지 못했다는 평가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전준우는 당시 구단 측의 1루수 보직 변경을 권유받기도 했다. 전준우는 겨우내 1루 수비 훈련까지 겸해야만했다. 여러모로 전준우에게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4년의 시간이 흘러 전준우는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전준우는 그간의 시간 동안 자신의 가치를 더 높였다. 4년간 시즌 평균 136경기 출전에 평균 타율 0.311 장타율 0.468 출루율 0.371 OPS 0.839 성적으로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줬다.

지난 20일 롯데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준우는 4년에 보장금액 40억 원, 인센티브 총액 7억 원, 총 47억 원으로 계약을 했다.

4년 전보다 금액은 물론 조건도 더 좋아졌다. 1986년생인 전준우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선수로서의 시간을 4년이나 더 보장받았다. 이번 계약으로 첫 FA 계약의 아쉬움을 보상받았다.

전준우가 진행한 두 건의 FA 계약은 달라진 롯데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 한다.

4년 전만해도 선수보다 구단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성민규 전 롯데 단장은 당시 ‘프로세스’를 앞세워서 팀 전력을 꾸렸다. FA 선수들을 대상으로 ‘48시간룰’이라는 조건을 내세워 계약을 진행했다. ‘선수에게 끌려가지 않는다’라는 기준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은 역효과도 있었다. 당시 팀이 필요한 포수 포지션에서 FA 매물이 나왔음에도 같은 룰을 적용해 결국 모두 놓치고 말았다. 선수 입장에서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적지 않게 감정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전준우의 FA 계약에서는 롯데의 바뀐 기조가 눈에 보인다. 올해 정규시즌 7위를 기록하며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우승 경험이 풍부한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단장도 박준혁 신임 단장이 부임했다.

이제 롯데는 현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롯데만의 색깔을 만들어가자”라는 의견에 마음을 한 데 모으고 있다. 신동빈 구단주도 원하는 모습이다.

전준우 잔류에 성공한 롯데는 같은 날 또 다른 ‘집토끼’ 안치홍은 아쉽게 놓쳤다. 안치홍은 한화로 이적했다. 하지만 롯데는 FA계약에만 멈추지 않고 이번 비시즌 동안 부단히 전력을 탄탄히 꾸리는 과정을 밟아갈 예정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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