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조원짜리 회사 죽을라"…혼돈의 오픈AI, 다시 알트먼 잡을까?

오픈AI 측 "알트먼과 접촉 중, 오늘 중 답변 어려울 듯"…직원·투자자들 이번 사태에 강력 반발

샘 알트먼 오픈AI 창업자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 중이다./로이터=뉴스1

창업자 샘 알트먼 축출로 내홍에 휩싸인 챗GPT 개발사 오픈AI 경영진이 "알트먼과 접촉 중"이라고 20일(현지시간) 임직원에게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안나 마칸주 오픈AI 국제 부문 부사장은 임직원 앞으로 보낸 메시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픈AI의 새 임시 최고경영자(CEO) 지명과 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알트먼 고용으로 끝나는 듯했던 알트먼의 복귀는 직원·투자자의 강력 반발 속에 다시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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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먼, 오픈AI 복귀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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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칸주 부사장은 "오픈AI를 다시 통합하는 것이 우리의 첫째 목표임을 임직원들 앞에서 확인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오픈AI는 알트먼과 새 CEO인 에밋 쉬어, 이사진과 접촉하고 있다"며 "이들이 오늘 저녁 중으로 최종 답변을 줄 만큼 준비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했다.

앞서 오픈AI 임직원들은 이사진을 교체하고 알트먼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알트먼을 따라 마이크로소프트(MS)로 이직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임직원은 전체 770명 중 700명에 달한다고 한다. 마칸주 부사장이 말한 '대답'은 임직원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픈AI 이사진은 알트먼 대신 미라 무라티 CTO(최고기술경영자)를 임시 CEO로 앞세웠으나, 무라티가 알트먼 쪽으로 돌아서자 쉬어 CEO로 교체 인사를 진행했다. 이에 오픈AI와 알트먼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으며 알트먼의 오픈 AI 복귀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오픈AI 대주주인 MS 사티아 나델라 CEO가 알트먼이 MS 입사를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오픈AI가 이대로 주저 앉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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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들이 '알트먼 복귀' 외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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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임직원들의 이직 예고 성명을 계기로 여론이 반전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오픈AI 투자자들은 이사진이 알트먼 축출로 위기를 자초했다고 판단,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오픈AI에 투자한 수억 달러를 잃을까 우려하는 중"이라며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 투자자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개발 작업을 하다 보면 오픈AI 직원들로부터 직접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직원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고객사들의 개발 작업이 일시 정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임직원들이 한결같이 알트먼 복귀를 주장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포춘에 따르면 트라이브 캐피털 등 투자사들이 오픈AI 직원들의 지분을 매수하겠다는 제안을 해왔는데, 이 제안은 내달 초까지만 유효하다. 현재 오픈AI 기업가치는 860억 달러(110조원)에 달하나 알트먼이 MS로 이직한다면 가치 폭락은 물론 제안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포춘은 "알트먼이 오픈AI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제안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임직원과 투자자들까지 반발하자 결국 이사회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트먼 축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일리야 수츠케버는 엑스(전 트위터)를 통해 "나는 이사회의 행동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직원들 성명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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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고객 이탈 가능성…"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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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는 이번 사태로 고객사들 여럿이 오픈AI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재무관리 스타트업 클레오 창업자 바니 허시 여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고객사들에게 오픈AI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며 메타의 라마2, 안트로픽의 클로드 등 오픈AI의 경쟁사로 계약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프레젠테이션 서비스 톰을 창업한 케이스 페이리스 CEO는 알트먼 축출로 스타트업들이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페이리스 CEO는 "오픈AI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해 여러 모델을 이용해왔다"며 이런 위험에 대비하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소셜미디어 분석 업체 루나크러시는 자사 개발 툴에서 오픈AI를 완전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오픈AI 기술 지원이 마비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고 포브스는 전망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알트먼은 엑스에 "나델라 CEO와 나의 최우선 과제는 오픈AI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이라며 "파트너와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완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오픈AI 개발협력팀 로간 킬패트릭도 엑스를 통해 "우리 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은 여전히 우선순위에 있다"며 "엔지니어들이 대기 중이며 서비스를 활발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나델라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알트먼이 어디에 있든 MS는 그와 함께 일할 것"이라며 알트먼의 오픈AI 복귀 가능성을 열어 뒀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