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수주액 못 채운 삼성重·한화오션, 주가 상승 기대 큰 이유는

정민하 기자 2023. 11. 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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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 선박 수주하고, 신조선가 상승세
상선 실적 우려에 한화오션 “수주 잔고 충분… 사업 축소 아냐”

올해 하반기 주춤했던 조선주(株)가 최근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4년부터 국내 조선사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중에서도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을 주목하고 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한화오션은 지난 13일 최저가(2만2600원)를 찍은 후 일주일 만에 약 18.4% 상승했다. 약세였던 삼성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8.9% 올랐다. HD한국조선해양도 5.6% 상승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업체 매출이 확대되고, 이는 고부가 선박 발주 등으로 이어져 조선 업체에 호재가 될 수 있다. 당초 조선주 주가는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지난 7월 말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8월 이후 급격히 악화했다. 수주 물량과 선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갈 수 있다는 ‘피크아웃’ 우려 때문이었다.

증권업계는 최근 조선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주가에 중요한 변수로 꼽히는 신조선가(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와 수익성 개선 전망이 밝아서다. 이미 3년 치 이상 수주 물량을 쌓은 데다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 수주 잔량이 많아 수익성 개선 효과가 뚜렷하다는 평이다. 신조선가도 월평균 1.6%씩 꾸준히 상승 중이다.

6월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서 참가자들이 한화오션 부스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그러나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목표액의 약 41%라는 한화오션의 저조한 수주 성적표가 대표적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연간 목표 금액을 조기 달성했고, 삼성중공업은 69%를 채웠다. 그동안 한화오션의 전체 매출에서 상선(상거래 목적의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이 6월 기준 74%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불안할 수 있는 수치다.

그럼에도 대부분 전문가는 한화오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선가 상승 및 건조 물량 확대로 2026년까지 조선 부문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장기 성장 동력인 방산 부문 건조 능력을 확장하려 해 추가 방산 수출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실적 개선 사이클을 연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도, 수주도, 주가도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화오션은 선별 수주 기조를 밝혀 왔는데, 최근 초대형 LPG운반선(VLGC) 겸 암모니아 운반선 4척을 최고가에 수주해 고가 수주 전략이 유효함을 알렸다”면서 “신규사업 확장 등을 위해 진행한 유상증자 신주가 상장될 11월 28일 이후 단기적인 변동성은 크겠지만, 곧 제자리를 찾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3년 6개월치의 충분한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어 선별수주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카타르 프로젝트 등을 고려하면 목표 초과 달성의 가능성도 상존한다”면서 “세계적으로 안보 위기가 심화하고 있어 특수선의 비중을 25%로 상향한다는 계획이 있긴 하지만, 이것은 어느 한쪽에 집중하기 위해 상선 부문을 축소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주가 관리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에서 IR 팀장을 맡고 있는 한상윤 전무를 영입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제공

조선업종 최선호주로는 삼성중공업을 꼽는 전문가가 많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독보적인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를 기반으로 2024년 신규 수주 7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연초 수주한 ZFLNG 프로젝트가 건조되기 시작하는 2024년 2분기부터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2026년까지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일반 상선 수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서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정적 수주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현 주가 수준에서는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조선주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주가가 호실적에 무조건 연동될 것이라 단정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년간의 조선 업종 주가는 적어도 단기적 관점에서는 실적 개선이 반드시 주가 상승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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