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패’ KB손해보험, 예견됐기에 더 뼈아픈 부진

남장현 기자 2023. 11. 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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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이 너무 가파르다.

KB손해보험이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의 9연패는 팀 최다인 12연패를 당한 2019~2020시즌 이후 4년여 만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자존심을 구긴 삼성화재의 놀라운 선전과 맞물리면서 KB손해보험의 올 시즌 행보는 더욱 초라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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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내리막길이 너무 가파르다. KB손해보험이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후인정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화재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먼저 1, 2세트를 잡고도 역전패를 당하면서 충격은 배가됐다.

어느새 9연패로, 이 기간 풀세트 패배만 5차례다. 시즌 개막전을 이긴 뒤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승점 7로 최하위(7위)에 머물고 있다. KB손해보험의 9연패는 팀 최다인 12연패를 당한 2019~2020시즌 이후 4년여 만이다.

부진과 혼란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한 주전 세터 황택의와 트레이드로 우리카드로 떠난 한성정, 박진우 등의 공백이 걱정스러웠다. 후 감독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중상위권이 목표”라며 자세를 낮췄다.

그런데 타격이 예상보다 훨씬 컸다. 이기는 방법을 잊었다. 전체 2위에 해당하는 많은 범실(241개)도 걱정스러우나, 공격력이 너무 좋지 않다. 특히 10경기 43세트에서 276점을 쓸어 담은 주포 비예나마저 한계에 다다랐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로 합류한 대만대표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리우흥민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비예나의 공격 부담이 더욱 커졌고, 경기 후반부에 체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3세트 이전과 이후 KB손해보험의 경기력은 전혀 다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에이스 황경민이 최근 늑골을 다쳤다. 골절 진단을 받은 그는 회복에만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9경기 35세트 동안 60.37%의 높은 공격성공률과 함께 119점을 기록한 황경민은 비예나와 부담을 나눠준 사실상 유일한 자원이었다. 황경민을 대체할 팀 내 카드는 리우흥민과 배상진인데, 모두가 기대이하다.

후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의 공격성공률이 너무 저조하다. 비예나만으로는 어렵다”며 명확한 진단을 내렸으나, 뾰족한 처방은 없다. 오랜 약점으로 지적된 미들블로커(센터)까지 포함한 여러 포지션의 트레이드를 계획 중이나, 만족스러운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자존심을 구긴 삼성화재의 놀라운 선전과 맞물리면서 KB손해보험의 올 시즌 행보는 더욱 초라하기만 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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