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도움 받은 北, 이번엔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할까
지난 1·2차 발사 때와 낙하 예상 지점 동일
새 추진체 아닌 러 엔진 관련 기술 조언 받은듯
美 항모 칼빈슨함 부산 입항…대북 압박 메시지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이르면 22일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러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돕겠다고 공언한 만큼, 북한이 러시아 기술 지원에 힘입어 이번에는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할지 주목된다.
21일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북한은 22일부터 내달 1일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북한이 지난 5월과 8월에 군사정찰위성을 각각 발사 예고 기간 첫날 쏘아 올린만큼, 이번 3차 발사도 기상 조건만 갖춰진다면 예고 기간 초기에 발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러시아 미사일 기술, 北에 지속적 유입”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정찰위성 1차 발사 땐 2단 엔진에, 2차 발사 땐 3단 엔진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힌 만큼 러시아로부터 주로 엔진 계통의 지원을 받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1991년 구 소련 해체에 따라 다수의 구 소련 탄도미사일 관련 전문가들이 북한으로 넘어가 탄도미사일 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2016년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무수단을 대체할 신형 엔진을 개발했을 때도 러시아 기술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기술을 바탕으로 ‘백두산’ 엔진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2017년 무수단을 대체할 ‘화성-12’를 개발한데 이어 2022년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까지 개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2019년부터 작전 운용상 액체 탄도미사일보다 유리한 고체 탄도미사일 개발도 본격화했는데, 이 역시 1990년대 후반 러시아제 고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모체다. 실제로 북한은 고체 ‘전술유도탄’(이스칸데르형)을 기반으로 에이태큼스형 및 고중량탄두형, 근거리형 등으로 다종화했다. 사거리도 대폭 확장해 올해는 ICBM ‘화성-18’까지 선보였다.
北, 기존 엔진 보완한 듯…美 항모 부산 입항
ICBM 로켓 기반의 북한 우주발사체는 1·2·3단 추진체로 구성돼 있다. 북한이 이번에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하면서 각 추진체의 낙하 예상 지점을 지난 1·2차 발사 때와 동일하게 통보한 점을 고려하면 기존 1·2단 엔진에 대한 설계 변경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에서 새로운 우주발사체를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러북 정상회담 후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에 들어간 정황이 있다”면서 러시아가 기존 추진체 엔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술적 조언을 해줬을 가능성을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핵(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이날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미 항모가 공개적으로 부산에 입항한 것은 지난달 12일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 차원에서 입항한 칼빈슨함은 북한이 실제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할 경우 대북 압박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칼빈슨함은 길이 333m, 폭 76.4m 규모에 슈퍼호넷 전투기(F/A-18)와 호크아이 조기경보기(E-2C), 대잠수함기(S-3A) 등을 탑재하고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평가된다. 칼빈슨함 항모 타격단에는 순양함 프린스턴함과 구축함 호퍼함 및 키드함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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