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제 해결 '부산 이니셔티브…' 메타버스 신기술 타고 동남아로
부산시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를 위해 앞세운 ‘부산 이니셔티브’는 메타버스 기술을 타고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개별 도시들이 떠안은 각종 문제를 기술과 정책 등으로 해결하자는 플랫폼으로, 기후 위기부터 보건·문화·노동·교육 등 인류의 숙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제시된 개념이다. 국내 관련 기업은 부산을 거점으로 삼고 태국, 미얀마 등 다양한 동남아 국가로 진출해 △관광 △교육 △의료 등의 사업에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하고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실감형 콘텐츠, 동남아로 확산
빅파인애니메이션스튜디오는 올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태국에 의료 관련 콘텐츠를 보급했다. 응급상황 사고 사례 분석을 통한 기본 응급처치 VR(가상현실) 체험형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태국의 교육 기관에 납품했다. 이 기업은 국내 간호대 2곳과 종합병원 2곳 등에 납품한 경험을 살려 태국의 정부 기관뿐 아니라 기업 비즈니스에도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 아로씽킹은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동화와 놀이 체육 등의 교육 플랫폼을 개발해 태국에 진출했으며, 포미트는 실사 기반의 XR(확장현실) 발전소 핵심 설비 정비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베트남전력공사와 협업해 실증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펀잇은 말레이시아의 중등 역사 과목 콘텐츠를 VR 기술 기반으로 제작해 말레이시아에 진출했으며, YST는 XR 기반의 산업 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콘텐츠로 브루나이 정보청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부산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으로 2020년 ‘한·아세안 ICT(정보통신기술) 융합빌리지’를 열었다. 2019년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이들 국가의 주요 공통 관심 분야인 ICT 콘텐츠 융합 기업 경제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부산시는 해운대구 센텀시티를 거점으로 삼아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통해 이 사업을 4년 동안 진행했다. 네트워크 기반 강화, 우수인력 양성 및 교류, 공동 협력,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아세안 국가 진출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21년에는 6개 과제가 선정됐다. 이 중 베트남 후에황성에 XR 기반의 관광 콘텐츠가 접목돼 하나투어가 올해부터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기업의 기술이 접목된 태국 국립박물관과 아유타야 유물 실감 콘텐츠관이 정식으로 문을 열기도 했다.
○활발한 인적교류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이달 한·아세안 ICT 융합빌리지 사업 중 하나로 ‘한·아세안 문화유산 중심 청년 메타버스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이 행사는 아세안 지역 청년들이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사업화가 가능한 문화유산 및 관광 분야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으로, 아세안 지역의 XR 기술 인식 확산을 위해 추진됐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난 8월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아즈메타’를 활용해 온라인 예선을 치렀다. 아세안 국가 대학생 48개 팀과 개인 21명 등 총 183명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최우수상을 받은 베트남 쿠메오 팀은 미술과 패션을 메타버스 기술과 결합해 베트남의 문화유산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을 내놨다. 의류 브랜드와 디자이너가 이 팀과 협업했다. 태국의 똠얌꿍 팀은 가상 여행 가이드와 AR 기반의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XR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 스마트 시티 개념을 제시해 우수상을 받았다. 현지 비즈니스 업체 등과 협업해 실시간 교류가 가능한 여행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외에 전통 인형극을 메타버스 기술과 연결하거나(미얀마), 잃어버린 공간에 대한 디지털 복원(싱가포르),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통 악기 체험(말레이시아) 등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관계를 맺은 아세안 국가는 8곳(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태국, 베트남)이며 정부 기관과 산업 단체 등 다양한 분야와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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