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덕에 극적 회생…매출 100억 신바람 나죠
2차전지 제조 장비업체
코로나 유동성 위기로 흔들
중진공 구조개선진단 통해
2.5% 저리로 자금지원 '활로'
1년새 매출 270% 급성장
직원 2명에서 32명으로 급증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동차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역풍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위기 속에서도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4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핵심 부품인 2차전지 관련 기업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014년 엔지니어 출신 대표가 설립한 제이엠텍(대표 장명희) 역시 최근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창업 초기 제이엠텍의 주력 사업은 디스플레이용 제조공정 장비 제조였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시장에 진입한 이 회사는 'K-디스플레이' 호황기에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디스플레이 주도권이 서서히 중국으로 넘어가며 기업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했다. 고심하던 장명희 제이엠텍 대표는 2차전지 제조에 사용되는 '라미네이션 롤 프레스 장비(Lamination Roll Press·롤 프레스 방식을 활용한 라미네이션 장비)'에서 마침내 해답을 찾았다. 2차전지 제조 장비에는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와 유사한 기술이 사용돼 새로운 시장임에도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다. 2018년 장 대표는 기존 디스플레이 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2차전지 제조에 사용되는 라미네이션 롤 프레스 장비 제조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전기차용 2차전지는 그 형태에 따라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으로 분류된다. 이 중 라미네이션 롤 프레스 장비는 2차전지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에서 사용하는 파우치형 배터리 조립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제이엠텍은 이러한 점을 파악해 2차전지 제조용 라미네이션 장치 특허를 앞세워 LG에너지솔루션의 1차 협력사들과 물꼬를 틀 수 있었다. 현재는 독점적으로 라미네이션 롤 프레스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제이엠텍은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2개 사업장을 매입해 수주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 아울러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기술이 정밀해짐에 따라 작은 불량에도 배터리 화재로 이어지는 2차전지 배터리의 문제점을 타개하고자 안정성 집중도를 높이는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R&D)에 힘쓰고 있다.
10여 년간 제이엠텍을 이끌어 온 장 대표에게 위기의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이엠텍이 새롭게 뛰어든 2차전지 산업은 기술 주도와 시장 선점을 위해 지속적인 R&D가 필요한 분야다. 장 대표는 2차전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구개발을 위한 인력과 자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물류 대란과 발주 지연 등이 겹치면서 심각한 경영애로에 직면했다. 이 업종은 제품 제조를 위해 자본이 먼저 투입되는 구조이기에 수주 확정 시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유동성 확보도 시급했다. 결국 발주 지연 여파로 인해 장 대표는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인건비를 절감해야만 했고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강행하게 됐다. 이로 인해 당시 제이엠텍을 함께 일궈 온 가족과 같았던 직원 17명이 어느새 2명으로 줄게 되는 등 뼈아픈 시절을 겪었다.
'사업을 정리해야 하나' 고민하던 장 대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시중은행과 협업해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성을 가졌으나 내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일시적 경영애로를 겪게 된 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제이엠텍은 2021년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2.5% 고정금리로 신규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사업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구조개선진단을 통해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해 사업 운영 및 재무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받았다.
이 덕분에 제이엠텍은 2022년 매출 101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271%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한 것은 회사 설립 후 처음이다. 2년 연속 기록했던 영업손실에서도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장 대표는 올해 하반기 중진공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 이행점검 우수업체로 선정돼 사업자금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추가 자금을 활용해 2차전지 제조장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직원을 더 고용할 예정이다. 경영위기 당시 2명이던 직원은 현재 32명까지 늘어났다.
장 대표는 "금리 인상 등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중진공의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의 지원이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주면서 경영 안정화에 접어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이어 "과거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의료기기 자동화 장비, 자동차 물류설비 등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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