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2023 LPGA… 미국, 신예 강세 속에 한국 5승으로 버텼다

김경호 기자 2023. 11. 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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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야 티띠꾼, 양희영, 릴리아 부(왼쪽부터)가 20일 미국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마친 뒤 트로피를 들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티띠꾼은 베어트로피(평균타수 1위), 양희영은 투어 챔피언십 우승컵, 릴리아 부는 올해의 선수 트로피를 받았다. 네이플스|AP연합뉴스



2023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즌’이었다. 전통 강호가 무너지고 새 스타가 대거 등장한, 시즌 전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펼쳐진 한 해였다.

역대로 가장 많은 12명의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하면서 기존 판도를 흔든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다승왕을 휩쓴 릴리아 부(미국)와 신인왕 유해란을 비롯해 앨리슨 코푸즈, 메건 캉, 알렉사 파노, 엘리자베스 조콜, 에인절 인, 로즈 장(이상 미국), 린 그랜트(스웨덴), 그레이스 김(호주), 샤네티 와나샌(태국), 인뤄닝(중국)이 첫 우승을 신고했다.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 비회원으로 우승하고 내년부터 LPGA투어에서 뛰기로 한 이나미 모네(일본)까지 더하면 13명이 된다.

메이저 대회도 신흥 강자들의 몫이었다. 릴리아 부는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뒀고, AIG 여자오픈마저 제패하며 메이저 2승을 포함해 시즌 4승을 몰아치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2019년 데뷔후 4시즌간 1승도 거두지 못했던 부가 최고선수로 올라서리라는 걸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인뤄닝(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앨리슨 코푸즈(US여자오픈), 셀린 부티에(에비앙 챔피언십·프랑스)가 데뷔 첫 우승 또는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것도 이변의 연속이었다.

전통 강호들은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해 3승, 통산 19승으로 올해의 선수에 오르고 세계 1위로 새해를 맞은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올해 1승도 거두지 못했고 LPGA 투어 시즌 순위도 100위로 미끄러져 충격을 안겼다. 세계 1위를 오르 내리던 넬리 코르다(미국)와 아타야 티띠꾼(태국), 전통 강호 렉시 톰프슨(미국) 역시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한국선수들은 고진영(2승), 김효주, 유해란, 양희영이 5승을 합작해 미국(10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을 거뒀다. 호주, 프랑스가 4승으로 뒤를 이었고 중국, 태국이 2승씩 거뒀다. 미국은 9승을 거둔 2018년, 2022년을 뛰어넘어 가장 많은 승수를 기록했고 프랑스와 중국은 부티에와 인뤄닝이 혼자 승수를 따냈다.

한국은 지난해 4승을 넘어 한 시즌 15승(2015, 2017, 2019년)을 거뒀던 옛 영광 재현을 다짐했다. 고참과 신예의 조화 속에 5승을 거둠으로써 젊은 피가 수혈될 내년 이후 반등 분위기를 다졌다.

시즌 최종전 트로피를 든 양희영이 34세 3개월로 올해 최연장 우승 기록을 세웠고, 알렉사 파노가 19세로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올해 우승자들의 평균 연령은 25.28세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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