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변’ 밀레이 당선 이후 아르헨, 기대와 우려 교차
공기업 민영화부터 거론…주가 43% 폭등
달러화 도입 등 추진에 의회 '협력' 필수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극우 계열 ‘아웃사이더’ 정치인으로 정계 입문 2년 만에 다음 달 10일 임기 4년의 아르헨티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하비에르 밀레이(53)의 행보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연간 140% 이상인 고물가 등 살인적인 경제난에 허덕이는 아르헨티나의 ‘구원투수’가 될지 아니면 후보 시절 ‘전기톱’을 휘두르던 모습 그대로 시장에 불안과 공포감만 불러일으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좌파 포퓰리즘의 집권당에 대한 분노와 변화를 바라는 아르헨티나의 민심을 얻고 정권교체에 성공한 밀레이 당선인은 공식 취임 전부터 급진적인 개혁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밀레이 당선인은 당선 이튿날인 20일(현지시간) “국영 서유 및 가스 생산업체를 민영화하고 이를 방해하는 규제를 철폐할 계획”이라고 공기업 매각 청사진을 밝혔다. 아르헨티나 거대 에너지 회사인 YPF를 민영화 대상 기업으로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밀레이 당선인의 이런 발언 공개 발언에 시장은 곧장 반응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YPF 주가는 장중 한때 43% 이상 폭등했다. 이는 1993년 거래 시작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모든 국영·공기업을 민간으로 넘긴다는 방침으로 국민에게 유익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기업을 팔 계획임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세르지오 아르멜라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는 “과거의 실패한 경제 정책으로부터의 신속한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경제에 누적된 불균형이 너무 커졌기에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142.7%를 기록했으며, 국민 10명 중 4명이 빈곤층에 속하는 등 ‘경제파탄’ 수준의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밀레이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폭파’(폐쇄) 등도 성사될지 주목된다.
달러와 도입과 관련해서 대표적으로 에콰도르가 시행해 경제 안정을 꾀한적이 있지만, 남미에서 브라질과 멕시코에 이은 3위 경제 대국인 아르헨티나처럼 경제 규모가 큰 나라에서는 처음이다. 이에 페소화 대신 달러화 도입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티에리 라로스 스위스 본토벨자산관리 포트폴리오 책임자는 “아르헨티나 경제가 취약해 달러화 채택은 쉽지 않다”며 “가까운 시일 내 그런 일을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고가 100억달러 이상 적자인 상태 등 부실해 달러화 도입에 있어 장애물로 꼽힌다. 이에 현재 법정통화인 페소를 대체할만한 달러를 먼저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 아르헨티나의 경제 여건상 충분한 달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달러화로 전환율이 페소화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해 급격한 페소화 약세를 유발, 현재 40% 수준인 빈곤율의 증가로 귀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밀레이 당선인이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아르헨티나 의회는 여전히 ‘페론주의’ 좌파 집권당이 장악하고 있는 등 의회 지지기반이 약한 점이 정책 추진의 걸림돌로 여겨진다. 윌리엄 잭슨 경제 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의회와 유권자의 지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달러화 채택을 비롯한 과격한 일부 공약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밀레이 정권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수로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르헨티나의 저명한 정치분석가 에두아르도 피단사는 밀레이가 소속된 자유전진당과, 밀레이를 지지한 공화제안당 일부가 연합체를 이루어야 하며, 선거에 패배한 현 집권당 페론당 일부와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밀레이가 의회 내 보수파와 중도파의 연합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구현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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