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평정한 골프퀸 이예원, “올시즌 제 점수는요?”

손기성 2023. 11. 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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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새로운 여왕 이예원 전성시대
KLPGA 3관왕에 빛나는 이예원이 밝힌 상승세의 비밀은?
강철 멘털의 비법은? "실수는 빨리 잊어라!"
상금왕, 최저타수상, 대상 등 3관왕 했지만 "올 시즌 제 점수는 90점"

■ 드레스가 아름다운 그녀 이예원 전성시대 활짝

이예원이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턴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연단에 올라 있다.


2023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가장 빛난 별은 이예원(20살)프로였다.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3승을 거두는 동안 총 상금 14억 2천481만 원을 받아 상금왕을 차지했다. 또한, 평균 타수 70.70타를 적어내 최저타수상을 차지하면서 올 한해 한국 여자 골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순백의 하얀 드레스를 입고 KLPGA 대상 시상식장에 나타난 이예원은 단연 올 시즌 최고의 골프 퀸이었다.

이예원은 지난 4월 올 시즌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걸 시작으로 8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을 수확했고, 10월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작년에 단 1승도 없이 신인왕을 차지하며 될성부른 떡잎임을 입증한 이예원은 데뷔 2년 만에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일정 탓에 감기에 걸려 컨디션은 나빴지만, 인터뷰에 응한 이예원의 목소리는 통통 튀었다.

■ 올시즌 3승의 비결은 드라이버 샷 정확도
이예원은 자신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티샷 정확도, 드라이버 샷의 정확도를 꼽았다. 이예원의 샷을 지켜보고 있으면 드라이버 샷은 절대 나갈 것 같지 않은 믿음이 생긴다. 도대체 어떻게 연습하길래 이렇게 꾸준한 샷을 날린단 말인가? 이 물음에 이예원 프로의 대답은 빈스윙이라고 밝혔다.

"저는 빈스윙으로 리듬 연습을 많이 한 게 공을 헤드 가운데에 일정하게 잘 맞출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공 없이 훈련 전후로 약 100개씩 빈스윙을 하다 보면 드라이버 샷 정확도가 향상된답니다."

올시즌 KLPGA에서 드라이버 샷의 정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페어웨이 안착률에서 이예원은 79.1567%로 11위에 올랐지만 웬만해선 그의 티샷은 O.B가 나는 법이 없다. 이예원의 티샷은 항상 똑바로 안정적으로 날아간다. 유연한 몸을 이용해 최대한의 꼬임을 만든 뒤, 다운스윙 때 약간의 샬로우한 스윙으로 드라이버 헤드 정중앙에 공을 맞히는 능력은 현역 최강이다.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녀의 강철 멘털 역시 업계에선 소문이 파다하다. 도대체 어떤 비법이 있길래 미동도 없이 위기를 탈출해 내는 걸까? 이에 대한 이예원의 대답도 지극히 상식적이면서도 간단했다. 실수는 빨리 잊으라는 것이다.

"저는 실수를 해도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샷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좋은 샷이 나오든 실수가 나오든 매 샷에 자신감을 가지고 치다보면 멘털도 좋아질 거예요."

■ 올시즌 최고의 샷과 최악의 샷은?
이예원이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이예원이 꼽은 올 시즌 최고의 샷은 지난 10월 블루헤런 골프 클럽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 3라운드 18번 홀에서 잡아낸 이글 퍼팅이었다. 당시 단독 선두로 출발한 이예원은 2위 그룹과 큰 차이 없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파5 18번 홀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약 17m가 넘는 엄청난 이글 퍼팅을 집어넣었다. 좀처럼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이예원도 이 순간만큼은 한 손을 치켜들며 우승을 예감했다. 이 기적의 이글 퍼팅으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이예원 프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에 파5 홀이라 쓰리온으로 끊어갈까도 생각했는데, 투온에 성공한 이후에 라인도 좋고 거리도 할 만해서 자신 있게 플레이했는데 이글 퍼팅이 들어갔죠. 꽤 먼 거리라 마음을 비우고 쳤는데 그게 들어가서 소름이 돋았죠."

이런 환희를 안겨준 샷도 있지만 올 시즌 이예원에게 평생 잊지 못할 최약의 샷도 나왔다. 바로 지난달 27일 제주 핀크스 골프 클럽에서 열린 SK네트웍스 2라운드 파3 홀에서 사달이 났다. 갑작스럽게 둘어닥친 제주의 강풍에 이예원은 파3 홀에서 티샷을 두번이나 물에 빠트렸다. 자연의 힘에 주눅이 든 이예원은 마음을 다잡고 티샷만 세번째인 5번째 샷을 날렸는데 이게 또 생크가 난 것이다. 이때만큼은 강철 멘털을 자랑하던 이예원도 "멘털이 탈탈 털렸죠."라며 올 시즌 최악의 샷이라고 회상했다. 다행히 나무 밑에서 두 번 만에 세븐온에 성공한 이예원은 원퍼트로 홀을 마무리하며 이름도 생소한 퀸튜플보기(정규 타수보다 5타 이상을 친 것)를 적어냈다. 이때까지 노 보기로 이틀 동안 5언더파를 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5타를 까먹으며 이븐파로 뒷걸음질 쳤고 결국 공동 3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 2024년 목표는 4승으로 다승왕

이예원이 올해 입양한 애완견 ‘우유’를 품에 안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올 시즌 3번이나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이예원이지만 올 시즌 자신의 점수는 90점이라고 밝혔다. 5점은 양심상 100점을 주기가 그래서 뺐고, 5점은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라고 말했다. 앞으로 더 완벽한 선수가 되기 위해선 롱 아이언의 정확도를 높여야 되고, 퍼팅도 더 연습해야 한다고 고백했다. 내년 1월 초 호주 시드니로 이광일 코치와 동계 훈련을 떠나기 전 친구와 잠시 일본 여행을 떠날 예정인 이예원. 한국 여자 골프의 차세대 스타로 매김한 이예원은 야심찬 내년 목표를 밝히면서 통화를 끊었다.

"내년 목표는 4승이 좋겠네요. 올해보다 조금 더 기술적으로 나아졌으면 좋겠고, 내년에는 4승 이상으로 다승왕을 노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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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성 기자 (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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