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스마트폰으로 아이오닉5 주문하고 옥상에서 주행체험(르포)

싱가포르=김창성 기자 2023. 11. 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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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고객 중심인 모빌리티 혁신 허브 싱가포르 HMGICS
똑똑한 AI·로봇이 인간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형 최첨단 일터
창이공항에서 車로 30분 거리… 글로벌 인재 유입 최적의 조건
HMGICS는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는 최첨단 일터다. 사진은 로봇이 생산라인에서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검사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추구하는 모든 미래 모빌리티 진행 과정의 시작점입니다."

정홍범 HMGICS 법인장(전무)의 발언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HMGICS가 품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지향점을 힘주어 말하는 동시에 고객 가치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신개념 복합 공간임을 강조했다.

그의 자신감대로 HMGICS 곳곳에는 현대차그룹이 거듭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였다.


초록색 스마트팜, 미래형 스마트 물류


최근 방문한 HMGICS에서 처음부터 가장 눈에 띄었던 곳은 건물 1층을 초록색으로 가득 채운 '스마트팜'(Smart Farm)이다.
고객에게 차를 인도하는 곳으로 쓰이는 HMGICS 1층 한 가운데 넓게 자리한 스마트팜은 한 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투명한 유리벽 넘어 가득 찬 초록색 식물은 눈의 피로까지 말끔히 풀어주는 기분을 선사했다.
HMGICS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양한 고객경험이 초점을 맞췄다. 사진은 HMGICS 1층에 자리한 스마트팜.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HMGICS 1층과 3층에 로보틱스와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농장 '스마트 팜'을 설치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HMGICS 관계자는 "스마트 팜에서는 상추·케일 등 최대 9가지의 다양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며 "수확된 농작물은 내년 2분기 문을 열 예정인 HMGICS 내 레스토랑에서 고객을 위한 요리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팜을 지나 고객 인도장과 스마트 자동 물류 시스템을 둘러봤다. 고객 인도장은 조립이 완료된 아이오닉5가 대기하며 마지막 검수 작업이 한창인 곳이다.
작업자는 아이오닉5를 비롯해 고객이 주문한 차 곳곳을 점검하며 마지막까지 차의 이상 유무를 꼼꼼하게 살핀다.
HMGICS에서는 로봇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영상은 로봇이 자동차 부품을 소분하는 모습. 소분하는 부품 개수에 오차가 생기지 않도록 하나씩 들어 올릴 때마다 털고 흔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상=김창성 기자
고객 인도장 뒤쪽에는 사람보다 로봇·자동화 시스템이 더 바쁜 물류 라인이다. 스마트 자동물류시스템이 사람 없이도 로봇과 손발을 척척 맞춰 각종 부품 등을 분류해 저장하고 필요한 곳에 전달한다.

5세대(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받은 정보로 AI가 부품 재고를 실시간 관리한다. 조립 과정에서 부품이 부족하면 AI가 로봇을 시켜 3층 생산 시설까지 필요한 부품을 올려 보낸다.

눈길을 끄는 로봇의 시연도 있었다. 로봇은 전선이 달린 자동차 부품을 미리 세팅된 개수만큼 다른 상자에 소분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놀라운 점은 생각보다 정밀한 로봇의 동작이다. 로봇은 한 개의 부품을 들어 올릴 때마다 아래위로 두 번, 양 옆으로 서 너 번씩 흔들고 털어내는 동작을 반복했다.
HMGICS에는 스마트 자동화 물류 시스템이 구축 됐다. /영상=김창성 기자
전선이 달린 자동차 부품인 만큼 로봇이 한 개의 부품을 들어 올릴 때 다른 한 개가 딸려 올라 올수 있는데 로봇은 이 같이 흔들고 터는 동작을 반복하며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허용치 않았다.


'컨베이어 벨트' 탈피한 신개념 생산라인


HMGICS는 자동차를 만드는 방식부터 기존 공장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수십, 수 백명의 작업자가 공정 단계마다 서 있던 20세기 방식인 컨베이어 벨트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동그란 타원형의 소규모 작업장인 '셀'(Cell)에 로봇과 직원 한 명만 들어가 있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신차를 주문하면 그때부터 유연하게 맞춤 생산하는 구조다. 한 가지 상품만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20세기 '포디즘'(Fordism·미국 완성차업체 포드가 처음 개발한 컨베이어 벨트에 의한 일관 작업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HMGICS에서는 로봇이 자동차 조립 임무를 수행한다. 사지은 로봇이 생산라인에서 아이오닉 5를 조립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실제로 둘러본 3층 생산라인은 "여기가 정말 자동차 공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기존 공장과는 달랐다. 기계음에 시끄럽지도,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았다. 각 맞춤형 제작 공간에 오직 로봇과 작업자 1명만 정해진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기존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에선 도장이나 조립, 프레스 등 개별 공정을 맡는 근로자가 따로 있지만 HMGICS에선 이 같은 공정의 상당수를 로봇이 담당한다.

시트나 유리·타이어 등 무거운 부품을 들어 옮기는 일도 로봇의 몫이다. 사람은 주로 생산 현황을 파악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에 집중한다.
HMGICS에서는 로봇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영상은 로봇이 차체를 3D 스캔하는 모습. /영상=김창성 기자
자율주행 로봇(Autonomous Mobile Robot·AMR)도 눈에 띄었다. 평평한 바닥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부품을 나른다.

AMR에는 라이다(Lidar)와 각종 센서가 달려있어 사람은 물론 장애물까지 실시간으로 피한다. 작업을 위해 이동하는 자율주행 로봇 앞에 갑작스레 발을 갖다 대자 작은 충돌도 없이 멈추고, 발을 치우자 다시 정해진 작업지를 향해 출발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로봇은 초당 최대속도 1.8m로 움직이며 기민하게 물류 업무를 수행한다. 가정용 로봇 청소기처럼 배터리 용량이 20% 미만으로 줄어들면 알아서 충전기 앞으로 이동하는 똑똑함 그 자체다.
HMGICS에는 로봇이 무거운 물건까지 척척 옮긴다. /영상=김창성 기자
일정수준 조립된 차체를 옮기는 건 또 다른 로봇인 무인운반차량(Automated Guided Vehicle·AGV)의 몫이다. AGV는 바닥에 있는 QR코드를 읽으면서 셀과 셀 사이를 이동한다.

차체 이동 업무를 로봇이 담당하면서 컨베이어 벨트의 필요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차체 조립이 잘 됐는지 확인하는 업무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담당한다. 스팟은 작업자와 호흡을 맞추면서 차량의 조립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

작업자가 여러 부품을 차량에 조립하면 스팟이 조립 부위를 촬영한다. 이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조립 품질을 확인한다. AI 기반이기 때문에 불량품 판별 속도와 정확도는 그만큼 높아진다.

조립을 끝낸 차를 로봇이 스캔 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이 로봇은 차체를 20개 영역에 걸쳐 360도 3D 정밀 스캔해 작은 나사의 조임 유무까지 정확하게 짚어낸다.
HMGICS에 있는 자율주행 로봇은 이동 중에 전방의 장애물을 감지하면 알아서 멈춘다. /영상=김창성 기자
4층에 자리한 종합상황실인 디지털 커멘드센터(DCC)에서는 생산 라인의 모든 것을 통제한다.
DCC 관계자는 "현장의 모든 것을 실시간 데이터화 하고 각 셀별 수치를 그래프로 옮긴다"며 "이 같은 수치를 기반으로 실시간 3D 모니터링과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토록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주문 끝난 내 차, 건물 옥상에서 120㎞로 질주


"건물 옥상에 웬 자동차 트랙이 있지?"
HMGICS 4층에 자리한 디지털 커멘드센터(DCC)에서는 생산 라인의 모든 것을 효율적으로 통제한다. 사진은 가상의 3차원 공간에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통해 공정을 관리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이 건물에 처음 도착했을 때 1층에 자리한 스마트팜 만큼 눈에 띄었던 건 건물 옥상에 자리한 자동차 트랙이다. 건물 꼭대기 외벽에 자동차 경주 트랙에서나 볼 법한 철제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

"저곳의 용도는 대체 뭐지?"라는 궁금증은 곧 풀렸다. HMGICS는 단순히 자동차 생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주문부터 인도까지 자동차 제조의 전 과정을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신개념 고객 경험(CX) 공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고객은 자동차를 주문한 뒤 인도받기까지 제조의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고객은 차 주문은 스마트폰으로 하고 건물 안에서 가상현실(VR) 투어를 통해 자동차 조립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다.
HMGICS에서는 로봇의 막중한 임부를 맡는다. 사진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이 조립 품질을 검사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조립을 마친 자동차를 VR이 아닌 실제 주행경험으로 이끄는 곳이 바로 옥상에 자리한 주행시험장 '스카이 트랙'이다.

총 620m 길이의 스카이 트랙에는 직선 코스, 최대 기울기 33.5도의 코너링 코스가 갖춰져 있다. 고객은 이곳에서 자신이 주문한 차량을 전문가와 함께 시승한 뒤 차를 받는다.

이곳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직접 차를 주문한 고객의 입장으로 차를 타봤다. 전문가가 운전하는 아이오닉5의 뒷좌석에 타 짜릿한 주행경험을 했다.

최대시속 120㎞로 달리는 아이오닉5는 마치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 같았다. 건물 옥상에서 이 같은 속도로 질주하니 짜릿한 기분은 더 차올랐다.

620m 길이의 트랙을 두바퀴 도는 데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1층에서 향긋한 풀 냄새를 맡으며 시작한 HMGICS 체험은 옥상의 스카이트랙에서 짜릿한 질주로 마무리 하게 됐다.
HMGICS에는 주행 시험장인 스카이 트랙이 있다. /영상=김창성 기자
이밖에 HMGICS 옥상에는 스카이트랙 뿐만 아니라 수많은 태양과 패널이 구축됐다. HMGICS가 미래형 모빌리티 기지이지 지속가능한 친환경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곳인 만큼 친환경 에너지를 일정부분 생산해 활용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정 법인장은 "적도와 인접한 싱가포르는 비가 많이 내려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얻는 전기는 전체 사용량의 20%에 불과 하고 대부분은 에어컨 가동에 사용된다"며 "쓰레기나 각종 폐기물을 활용해 얻는 바이오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지속가능 생산 솔루션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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