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올트먼 구해냈다... AI 시장 뒤흔든 그들의 ‘브로맨스’
2018년부터 AI 분야 의기투합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샘 올트먼 오픈AI 전 최고경영자(CEO)에게 ‘백마 탄 기사’가 나타났다. 올트먼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이는 다름 아닌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20일(현지 시각) 나델라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샘 올트먼이 동료들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해 새로운 첨단AI 연구팀을 이끌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다.
나델라와 올트먼은 ‘테크 분야 최고의 브로맨스(Brother+Romance)’ 관계로 불린다. 2018년 한 컨퍼런스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고급 인공지능(AI)은 한 세대에 가장 중요한 기술’ 이라는 가치관을 공유하며 의기투합해왔다. 이듬해 오픈AI 법인 설립 이후 MS는 130억달러(약 16조8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들은 함께 인터넷 세상에서 구글의 아성(牙城)에 도전해왔다”고 했다. 나델라는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행사에서도 올트먼과 비슷한 차림으로 나타나 그를 지원사격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불과 열흘이 지난 17일 올트먼의 해임 소식을 들은 나델라는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이날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과의 의사소통이 일관되고 솔직하지 못하다”며 그를 해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MS는 불과 몇 분 전에 이를 알게됐다. MS는 오픈AI의 주요 투자자임에도 경영 등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오픈AI에 올트먼을 복귀시킬 것을 압박했지만, 올트먼과 이사회의 복귀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이에 나델라는 올트먼 뿐만 아니라 함께 회사를 떠난 그레그 브로크만 오픈AI 사장까지 MS로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MS)가 그들의 성공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보였던 올트먼이 나델라의 품에 안기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MS가 올트먼 합류 소식을 전한 이후 오픈AI 직원 700여명 중 500명 이상이 이사회에 공개 서한을 보내 “올트먼이 복직되지 않을 경우 사임하고, 올트먼이 이끄는 MS AI 자회사로 이직하겠다”고 했다. 심지어는 올트먼 해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까지 “이사회의 행동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했다.
나델라와 올트먼의 ‘브로맨스’는 이번 사태로 더 굳건해진 것처럼 보인다. 이는 향후 오픈AI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한 오픈AI의 직원들이 대거 이동할 경우 MS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올트먼의 합류가 발표되자 MS 주가는 2% 이상 상승했다. NYT는 업계관계자를 인용, “무슨 일이 일어나든 승자는 MS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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