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 모빌리티 솔루션의 새 시대… 생산·R&D·서비스 등 갖춰진 원스톱 복합 공간 아이오닉5·자율주행 로보택시 등 전기차 연 3만대 생산 능력 구축 고객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제조하는 셀 방식으로 모빌리티 생산 주문부터 인도까지 고객 중심의 최적화 서비스 제공하는 혁신 플랫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싱가포르에 인간 중심의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인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세워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번 전략은 내연기관차 시대 50년을 넘어 미래 전동화 시대 50년을 선도하기 위한 결정으로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과 함께 현대차그룹 혁신의 두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 회장은 이곳에서 ▲지능형·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 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 혁신' ▲고객 경험 기반 판매 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 혁신'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며 글로벌 넘버원 도전에 속도를 낸다.
정 회장은 21일 싱가포르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HMGICS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정 회장은 HMGICS에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주문부터 인도까지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최적화된 맞춤형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준공식에는 로렌스 웡(Lawrence Wong) 싱가포르 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두 나라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김용화 사장 등 경영진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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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AI·ICT·로보틱스의 조화로운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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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뛰어난 인프라와 접근성을 갖춘 싱가포르가 미래 모빌리티 혁신 플랫폼 구축을 위한 도심형 테스트베드로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고 판단했다.
주롱 혁신지구를 HMGICS의 전초기지로 낙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곳은 지난 2016년 싱가포르 정부가 발표한 경제개혁 계획안에 따라 개발되고 있는 지역이다. 제조업 육성과 공정 전반의 디지털로 전환을 주도하는 첨단 산업단지로 거듭나고 있다.
HMGICS는 주롱 혁신지구 내 약 4만4000㎡의 부지에 연면적 9만2000㎡,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됐다. 하나의 건물에 소규모 제조 설비, 연구개발(R&D) 및 사무를 위한 업무 공간, 고객 체험 시설까지 모든 시설이 갖춰진 복합 공간으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는 1층에 자동물류 시스템·스마트 제조 및 품질 연구 시설·브랜드 체험 공간 및 고객 차량 인도 공간이 자리한다.
2층과 4층에는 사무공간, 3층은 생산 시설과 고객 경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5층 옥상에는 차량 시승 및 테스트를 위한 스카이트랙이 설치됐으며 지하 1층과 지상 6~7층은 주차장이다.
HMGICS는 올 초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해 아이오닉5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 3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 역량을 갖췄다.
HMGICS는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 및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도심에 위치해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고객 수요와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의 다양한 주문에 최적화된 생산을 위해 컨베이어 벨트 대신 각기 다른 모빌리티를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방식인 '셀'(Cell)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이용하면 작업자와 생산 로봇이 타원형 모양의 셀 하나에서 다양한 차량 수요에 맞춰 모빌리티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 차종이 많아져도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생산 계획과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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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생산·관리 위한 맞춤형 환경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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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HMGICS의 유연한 생산을 위해 업무 영역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표준화해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도 신경 썼다.
이를 위해 건물 전체에 5세대(G) 통신망을 구축,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가상의 3차원 공간에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즉 쌍둥이 공장을 재현해 실제 공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모니터링하고 시뮬레이션 및 제어할 수 있는 메타 팩토리(Meta-Factory)를 구축해 공정 전반의 효율성도 끌어 올렸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 공정을 시범 가동하지 않고도 최적화된 가동률을 산정할 수 있게 된다. 물리적인 방문 없이도 제조와 물류 공정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로봇과 사람의 유기적인 연결도 HMGICS의 특징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작업자가 가상의 공간에서 지시를 내리면 부품, 차체, 조립 등 각각의 공정에 배치된 로봇들이 최적의 타이밍과 경로를 계산해 업무를 수행한다.
공정 전반에 AI,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한 덕분에 근로자는 반복적이고 무거운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정 회장은 HMGICS에서 개발·실증한 제조 플랫폼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2025년 완공 예정인 한국의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 등 글로벌 전기차 신 공장에도 단계적으로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하고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선도하는 제조 혁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HMGICS를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전략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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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의 제조 플랫폼 재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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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고객 수요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HMGICS에서 주문부터 인도까지 이어지는 고객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고객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트림, 색상, 옵션 등 사양을 적용해 차량을 주문하면 HMGICS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차량을 생산한다.
고객은 건물 옥상에 위치한 총 길이 620m의 스카이트랙에서 HMGICS 생산 차량을 시승해 볼 수도 있다.
건물 일부에 투명 유리를 적용해 차량 인도를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이 바깥에서도 전시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건물 3층에는 고객이 가상현실(VR) 투어를 통해 차량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체험도 제공한다. VR 투어 뒤에는 같은 장소에서 자동차가 생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밖에 HMGICS 1층과 3층에는 로보틱스와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농장 '스마트 팜'(Smart Farm)도 설치했다.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스마트 팜에서는 최대 9가지의 다양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확된 농작물은 내년 2분기 문을 열 예정인 HMGICS 내 레스토랑에서 고객을 위한 요리를 만드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싱가포르와 현대차그룹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공통의 혁신 DNA를 갖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신기술을 통해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HMGICS를 통해 인류의 발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