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생일 바이든, 테일러 스위프트 팬덤에 실수?... 트럼프는 격차 확대에 반색

권경성 2023. 11. 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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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행사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혼동
지지율 격차 7%p로 벌린 트럼프 “훌륭한 조사”
내년 대선 토론회 일정 잡혔지만 '성사 불투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1번째 생일인 2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말실수는 81번째 생일을 거르지 않았다. 하필 대상이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팝가수 중 한 명인 테일러 스위프트였다. 내년 11월 대선 때 재대결할 공산이 큰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태연자약’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이 81세 생일을 맞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차원의 별도 생일 축하 행사는 없었다.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을 앞두고 매년 백악관 앞마당인 사우스론에서 대통령이 주최하는 ‘칠면조 사면’ 행사로 갈음됐다. 나이를 부각해 봐야 유리할 게 없다고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심한다고 해서 돌발 변수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리버티’(자유)와 ‘벨’(종)이라는 이름의 칠면조 두 마리를 풀어 줬다. 명절 요리가 될 칠면조를 사면하는 것은 1989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첫해 공식화한 전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백악관)에 오기까지 리버티와 벨은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다”며 “(미국 가수 비욘세의) 르네상스 투어나 브리트니 투어의 입장권을 얻는 것보다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여기까진 특별한 잘못이 없었다.

그러나 다음 발언이 문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브리트니)는 내려가 있다. 지금 브라질은 따뜻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에서 공연한 가수는 테일러 스위프트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스위프트를 바이든 대통령이 혼동한 것 같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스위프트는 공연을 하는 곳마다 팬들이 지역 경제를 살려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경제)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의 최정상급 인기 가수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이) 스위프티(스위프트의 팬덤)의 용서가 필요할지도 모를 실수를 저질렀다”고 짚었다.

다만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고 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위축된 모습은 아니었다. 그는 “환갑 되기가 쉽지 않다”거나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전국칠면조연맹의 선물로 칠면조를 받은 76년 전) 첫 행사에는 내가 참석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고령을 농담 소재로 삼는 여유를 보였다.


‘의기양양’ 트럼프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 텍사스주 사우스텍사스 국제공항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에딘버그=AP 연합뉴스

‘바이든 고령 리스크(위험)’의 수혜자는 불과 네 살 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미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등록 유권자 2,851명을 대상으로 15, 16일 실시해 2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 48%를 기록해 바이든 대통령(41%)을 7%포인트나 앞섰다. 지난달 조사(5%포인트 차이)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늙었다’는 응답(66%)이 여전히 많았다.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공고하기만 하다. 세 차례의 당내 경선 토론회에 모두 불참했음에도 끄떡이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루스소셜’에 “가장 훌륭한 여론조사가 발표됐다”며 “공화당전국위원회는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토론회 비용을 아껴 민주당의 도둑질을 멈추는 데 사용하라”고 적었다.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무용지물’ 토론회?

양당 후보 간 내년 대선 토론회 날짜는 일단 잡혔다. 비영리 민간 기구 대통령토론위원회는 내년 9월 16일 텍사스주립대를 시작으로 10월 1일 버지니아주립대, 10월 9일 유타대 등을 돌며 세 차례 대선 후보 간 토론회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대로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월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토론하고 싶다고 일찌감치 밝혔지만, 바이든 캠프는 아직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토론 참가 자격은 전국 평균 15% 이상 지지 확보다. 각 여론조사의 3자 대결 지지율을 감안할 때 무소속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낄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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