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준공… 정의선 “모빌리티 혁신 만들겠다”

싱가포르=고성민 기자 2023. 11. 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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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자동차 제조 혁신을 위한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준공했다. 로봇과 디지털 트윈(가상 모형) 기술을 바탕으로 컨베이어 벨트를 없앤 신개념 제조 공장이다. HMGICS는 당장 신차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지는 아니고 혁신적인 제조 방법을 실증해 현대차그룹 공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테스트베드(Test Bed·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하는 시스템)의 역할을 맡는다.

지난 16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아이오닉5가 생산되고 있다. /고성민 기자

◇ 정의선 회장 “HMGICS, 인류 발전에 긍정적 변화 가져올 것”

현대차그룹은 21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서 HMGICS 준공식을 개최했다. 로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양국 주요 인사가 준공식에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용화 현대차 사장 등 경영진도 자리를 함께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 회장은 “싱가포르와 현대차그룹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혁신 DNA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정신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신기술을 통해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HMGICS를 통해 인류 발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설루션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HMGICS는 아이오닉5, 자율주행 로보택시 등 전기차를 연간 3만대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핵심은 컨베이어 벨트가 없는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이다. 컨베이어 벨트 대신에 ‘셀(Cell)’이라는 타원형 공간을 구획했다. 각각의 셀은 다양한 수요에 맞춰 각자 다른 모빌리티를 생산한다. 컨베이어 벨트에서는 한 라인이 통상 2~3개 차종을 생산하는 반면, 셀 시스템에선 각각의 셀이 모두 서로 다른 차종을 제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는 전기차만 생산하지만, PBV(목적기반차)나 AAM(미래항공모빌리티) 기체도 생산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HMGICS 건물 전체에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 디지털 트윈 기술로 가상 공간에 HMGICS의 쌍둥이 공장을 재현했다. 이를 통해 물리적인 방문 없이 제조와 물류 공정을 손쉽게 관리하고, 생산 차종이 많아지더라도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

예를 들어 작업자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지시를 내리면, 각 공정에 배치된 로봇은 최적 경로를 계산해 부품을 운반하며 업무를 수행한다.

지난 16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물류 로봇(AMR)이 부품을 옮기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고성민 기자

HMGICS가 구축한 이 같은 제조 혁신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공장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HMGICS에서 실증한 제조 플랫폼을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등에 단계적으로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 지상 7층 규모에 R&D 공간·옥상 스카이 트랙도 갖춰

HMGICS는 4만4000㎡(약 1만3000평)의 부지에 연면적 9만㎡(약 2만7000평),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됐다. 2020년 착공에 들어가 3년여 만에 완공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직원들이 물류 작업을 하고 있다. /고성민 기자

HMGICS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소규모 제조시설뿐 아니라 연구개발(R&D) 공간, 고객 체험 공간도 갖추고 있다. 1층은 자동 물류 시스템과 스마트팜, 브랜드 체험 공간, 신차 인도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2층과 4층은 R&D 및 사무공간, 3층은 제조 공간, 5층 옥상은 주행 시험과 시승을 위한 스카이 트랙이다. 지하 1층과 지상 6~7층은 주차장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옥상 스카이 트랙에서 아이오닉5가 주행하고 있다. /고성민 기자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에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지 대학, 정부 연구기관 등과 이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HMGICS는 난양이공대학(NTU),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산하 기술개발연구소인 과학기술청과 싱가포르 최초로 대학·정부·기업이 합작한 연구소를 설립한다. 합작 연구소에선 싱가포르의 우수 인재를 활용해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메타버스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정홍범 HMGICS 법인장(전무)은 “HMGICS는 도시와 모빌리티, 사람이 연결되는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라며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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