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영입' 첫 FA 선물→최원호 감독 미소…특급 2루수만 3명, 행복한 고민 "교통정리 하면 된다"
[OSEN=미야자키(일본), 이상학 기자] “감사하죠.”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캠프를 지휘 중인 최원호(50) 한화 감독에게 지난 20일 낭보가 전해졌다. ‘FA 최대어’ 내야수 안치홍(33) 영입 소식이었다. 이날 한화는 안치홍과 4+2년 최대 72억원에 계약했다. 4년 55억원(보장 47억원, 옵션 8억원)이 기본 계약으로 2027년 시즌을 마친 뒤 구단과 선수 상호 동의하에 2년 17억원(보장 13억원, 옵션 4억원) 계약이 연장된다.
지난 1일부터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진행하며 구단과 FA 논의를 한 최원호 감독에게 마침내 ‘FA 선물’이 주어졌다. 부임 첫 FA 선물로 안치홍이란 아주 견실한 선수가 주어졌다. 최 감독 얼굴에도 웃음꽃이 폈다.
최 감독은 “FA 선물은 처음이다. 감사하다”고 구단에 고마워하며 “FA 중 누구든 하나만 오길 바랐다. 안치홍은 그 어떤 선수보다 안정적인 평균치를 갖고 있는 선수다. 전형적인 OPS형 타자로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다. 경력도 있고, 타격 평균치가 있는 있는 선수가 합류했으니 공격 쪽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KIA에서 데뷔해 2020년부터 롯데에서 활약한 안치홍은 14시즌 통산 1620경기 타율 2할9푼7리(5677타수 1687안타) 140홈런 843타점 133도루 552볼넷 849삼진 출루율 .363 장타율 .437 OPS .800을 기록했다.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이 각각 6시즌. 정확성을 갖춘 중장거리 타자로 큰 기복 없이 꾸준한 게 강점이다.
출루율과 클러치 능력을 두루 갖춘 타자라 1~2번 테이블세터부터 3~5번 중심타선 어느 쪽에 갖다 놓아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타자다. 최 감독의 선택지도 넓어졌는데 앞쪽에 배치를 생각하고 있다. 최 감독은 “난 잘 치는 타자를 앞에 놓는 것을 선호한다. 기본적으로 잘 치는 타자가 한 번이라도 더 타석에 들어서는 게 좋다. 외국인 타자(요나다 페라자)가 스위치히터라서 안치홍과 같이 1~2번 테이블세터에 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거기에 노시환, 채은성이 3~4번에 들어가면 1~4번은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감독은 “작전 수행 능력이 있는 타자가 2번에 들어가면 경기 막판 접전 상황에서 대타를 써야 한다. 잘 치는 선수가 2번에 들어가면 굳이 바꿀 필요없이 치면 된다. 1~5번은 무조건 치는 야구를 하고, 6번부터 9번은 작전 등 다른 야구를 할 수 있다”며 안치홍 합류로 전체적인 공격 운영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안치홍 영입으로 타선 고민은 해결됐지만 수비 쪽에선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군입대를 미루고 1년 더 뛰는 2021년 골든글러버 정은원과 올해 고졸 신인 최다 안타 역대 4위(114개)로 타격 능력을 보여준 문현빈이 있는 2루에 골든글러브 3회(2011·2017·2018) 수상자 안치홍이란 거물이 들어왔다. 3명의 선수 중 어느 누구 하나 벤치에 앉혀 놓기 아깝다. 3명의 선수를 동시 활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살리는 것이 최 감독의 과제다.
최 감독은 “타격 강화가 중요했다. 교통정리는 하면 된다. 일단 칠 수 있는 전력을 모아 놓고 봐야 한다”며 “안치홍이 2루뿐만 아니라 채은성과 번갈아 1루수, 지명타자도 같이 할 수 있다. 그럼 2루는 정은원, 문현빈이 경쟁한다. 안치홍이 2루를 보면 문현빈이 다시 외야로 나간다. 정은원도 이번 캠프에서 중견수 테스트를 했는데 생각보다 잘 따라간다”며 포지션 중복 문제를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최 감독은 “정은원과 문현빈에겐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경쟁해서 이겨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만약 두 선수가 안치홍에게 밀리지 않을 경쟁력을 보여주면 2루수 정은원 또는 문현빈, 1루수 안치홍, 우익수 채은성이 기본 형태로 이들이 수비 휴식차 지명타자도 번갈아 맡을 수 있다. 외야 상황에 따라 중견수 정은원 또는 문현빈, 2루수 안치홍, 1루수 채은성 등 다양한 포메이션이 가능하다. 전체적인 뎁스 강화로 치열한 내부 경쟁 효과도 기대된다.
안치홍은 빼어난 실력만큼 조용하지만 묵직한 성품과 성실함, 리더십에 있어서도 높게 평가받는다. 2019년 KIA, 올해 롯데에서 두 번이나 주장을 맡았다. 선수 영입에 있어 실력뿐만 아니라 평판과 워크에식, 리더십을 중요하게 보는 한화에 안치홍은 맞춤형 선수였다. 그동안 안치홍과 개인적인 인연이나 접점이 전혀 없었던 최 감독이지만 그의 성실함과 묵직함은 익히 알고 있어 이런 부분도 기대하고 있다.
최 감독은 안치홍에게 “우리 팀에 와서 환영한다. 기량이 검증된 선수이니 내가 바라는 것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것밖에 없다. 우리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면서 나중에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시즌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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