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는 써, 소맥 숙취 너무 심해”…2030이 직접 빚어 먹는 ‘이 술’
청년층도 외국인도 양조 행렬
전문 보틀샵 120여곳 문열어
막걸리 열풍 이후 제 2전성기
김 씨는 “최근 들어 남친이랑 전통주를 종종 마시는데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어 전통주 보틀샵을 종종 들른다”면서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기존 주류와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고 디자인도 감성적이어서 올드한 느낌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통주 업계가 젊고 열정있는 신규 양조인들이 대거 수혈되고 수백 가지의 전통주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소매점이 크게 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막걸리 붐’이 일었던 2009년에는 한류열풍으로 일본 수출이 크게 늘고, 국내에는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막걸리 판매가 급증했다. 그러나 제품이 막걸리에 국한돼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지 못한데다 2012년 초 독도 문제로 한일관계가 급속히 냉각되자 수출이 급감해 불과 2~3년 만에 막을 내렸다.
반면, 최근에는 MZ세대가 전통주의 소비를 이끌면서 전통주를 판매하는 전문 소매점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젊은 세대는 물론 외국인까지 전통주 양조에 뛰어들면서 성장의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21일 한국전통민속주협회에 따르면, 전통주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보틀숍은 현재 전국적으로 120여 곳에 달한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서너 곳에 불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주봉석 한국전통민속주협회 사무국장은 “전통주 보틀숍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남들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며 가치 소비를 하는 MZ세대에게 전통주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해외 주류와 함께 판매하는 보틀숍도 있지만 전통주만 취급하는 보틀숍도 150~200여종을 취급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술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 높은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전통주는 무형문화재, 대한민국식품명인 등 주류부문 기능보유자가 제조한 민속주와 농어업경영체, 생상자단체가 지역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지역특산주만 포함된다. 장수막걸리 등 일반 탁주와 약주, 청주, 과실주, 증류식 소주는 포함되지 않는다. 일반 탁주 등으로 전통주류 범위를 넓히면 출고액은 약 1조3326억원으로 전체 주류시장의 13.4%에 이른다.
전체 주류 출고액에서 차지하는 전통주 비율도 2020년 0.7%였으나 2021년 처음으로 1%를 돌파했고 작년에는 1.6%까지 올랐다. 전통주 업계에서는 올해도 전년보다 성장해 1%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한다.
소비 증가로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되자 다양한 술을 빚는 전통주 양조장도 동시에 늘고 있다.
전통주 제조에 젊은 세대는 물론 외국인까지 뛰어들면서 업계의 활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양조장에서 ‘나루생막걸리’를 생산하는 한강주조의 고성용 대표도 30대에 창업했다.
김창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젊은 세대들의 전통주에 대한 관심은 전통주의 소비에 그치지 않고, 전통주 교육 이수 후 전통주 면허취득과 양조장 혹은 마케팅 업체 창업 등 전통주 산업으로의 진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주 양조 교육을 받은 해외교포나 외국인들이 해외 현지에 전통주 양조장을 설립하고, 막걸리와 증류식소주 등 전통주류를 생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 해외교포 1.5세대가 만든 ‘마쿠(Makku)’는 한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태로 생산되며, 2019년 출시 이후 2021년까지 미국 22개 주에서 약 100만 캔 이상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하나 막걸리’는 미국 해외교포가 국내 전통주 양조교육을 이수한 후 브루클린 양조장에서 유기농 쌀과 누룩을 이용한 전통적인 양조법으로 직접 양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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