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안은진 “몸 많이 굴러 체중 감량, 퍼석해보이고 싶었다”[EN:인터뷰①]

박수인 2023. 11. 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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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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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안은진의 유길채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안은진은 11월 2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스엔과 진행된 MBC 금토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연출 김성용 천수진) 종영 인터뷰에서 유길채 역을 맡아 성장해 온 과정을 언급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

안은진은 유길채 캐릭터에 대해 "길채의 성장기이다 보니까 시간도 많이 흐르고 많이 바뀌었다. 변화를 명확하게 보려주기 위해서 철없고 사랑 많이 받은 캐릭터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려 했다. 대본을 보면서 '이런 건 너무 한 거 아닌가' 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작가님이 다 설계한 부분이었다. 좀 더 아이처럼, 악의는 없지만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 했고 이 상황에서는 그럴 수 있다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길채만 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갈수록 톤 잡는 게 어렵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톤 잡는 게 어려웠다"고 해석했다.

긴 호흡의 사극은 처음이었다는 안은진은 "남궁민 선배님이 편하게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말투를 어떻게 하지' 했는데 편안하게 하려하고 현장에 가니까 갈수록 착 붙을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감독님이 초반 톤을 잘 잡아주셔서 나중에는 고민할 필요없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장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을까. 안은진은 "(유길채가) 계속해서 발전하지 않나. 심양에 끌려갔을 때, 파트 파트마다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다. 오히려 연기하는 건 편했던 게, 상황에 몰입하면 됐다. 대신 몸은 많이 힘들었다. 포로시장 같은 걸 보면서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할 걸 경험했다. 길채는 당하고만 있지 않고 표출해내는 신들이 있기 때문에 몸은 많이 굴렀지만 감정적으로는 분출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파트1 초반의 길채는 남자들에게 플러팅을 스스럼 없이 하는 인물. 안은진은 "'에그머니' 대사는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대사이다 보니까 연습을 많이 했다. 남자를 홀린다는 게, 어떤 행동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길채는 갖고 싶은 걸 못 가진 적이 없기 때문에 항상 자신감에 차 있다. (길채의 행동이나 말들이) 허술해보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딱히 연습하지는 않았다. 초반에는 감독님과 톤을 잡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길채가) 귀여워 보였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다. 장현(남궁민) 도령에게 마음이 있는 걸 모를 때 '예전에는 거울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는데 이제 왜 기분이 좋아지지 않지?' 하는 게 코미디를 살릴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초반 길채는 '능곡리에서는 나밖에 없지' 했는데 보는 사람들은 '철부지다, 귀엽다' 느꼈으면 했다. 이후에 성숙해가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이 아이가 철없고 사랑 많이 받았으면서 자란 게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 싶었다. 노력하는 친구구나 했으면 했다. 남자들에게 열심히 웃고 '도와주세요' 하는 것 자체가 조선시대에 할 수 없는 행동들이기 때문에 장현도 길채에게 빠진 게 아닐까 했다"고 전했다.

길채가 아픔을 겪고 성장함에 따라 갈수록 야윈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안은진은 "몸을 많이 굴렀고 전쟁도 겪었지 않나. 포로시장 때부터 먹여살리면서 체중도 감량했다. 퍼석해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매일 몸으로 구르니까 몸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포로시장에서 너무 힘이 들더라. 한복을 입어서 몸이 안 보이는데 얼굴이 말라가는 느낌이 들더라. 그런 느낌으로 체감했던 것 같다. 이제는 운동으로 열심히 잡아가야겠다 싶었다"며 길채가 성장한 지점으로는 "장현 도령이 죽었다 생각하고 모든 걸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식구들을 내가 먹여살려야 하는구나,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야겠다 생각했던 계기는 그때였던 것 같다"고 짚었다.

아버지를 위해 구원무(지승현 분)와 혼인하는 길채의 선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밝혔다. 안은진은 "저 또한 K-장녀로서 너무 이해됐다. 장현을 사랑하지만 바람 같은 사람과 살 수 있을까 싶었다. 원무가 길채의 아버지를 살려줬고 동생들을 잘 보살펴주는 모습에, 또 원무가 장현을 향한 마음도 상관없다고 얘기하기 때문에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길채를 향한 시청자들의 답답해하는 반응 또한 이해가 됐다고. 안은진은 "너무 이해됐다. 특히 부모님이 너무 과몰입러라서 '길채 결혼했니? 나한테만 말해주라'고 하셨다. 대본 보면서는 '그럴 수 있지' 했는데 처음 방송이 나가고 나서는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설마 아닐거야' 하는 반응이 많았다. 그렇게 바라볼 수 있겠구나 했다. 친구가 '길채 같으면 어떻게 얘기해줄 것 같애?' 했는데 사랑하는 마음을 이해하지만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더라. 방송을 통해 장현의 표정을 보고나서는 마음이 아팠지만 길채로서는 이미 마음을 먹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진=UAA 제공)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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