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SSG 신임 감독 “팬들께 사랑받는, 이기는 야구 하겠다” [일문일답]
“팬들이 걱정안 하시게, 또 팬들께 사랑받을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 활기찬 야구, 많이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
이숭용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이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야구, 이기는 야구’를 목표로 천명했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의 공식 취임식이 21일 인천 홀리데이인 인천 송도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취임식에는 민경삼 대표이사, 김성용 단장, 김광현-최정-노경은-오태곤 등 대표선수 등 SSG 랜더스 일원과 수십명의 미디어가 모였다.
이숭용 감독은 “여기 있는 선수들 전부에게 내가 잘 부탁 드려야 할 것 같다”면서 “이 선수들 모두 현역 때 모두 같이 했던 선수들이라 함께 잘 호흡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수들을 향해 미소 지었다.
이어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숭용 감독은 취임하게 된 소감, SSG에 대한 인상, 앞으로의 운영 철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공개했다. 다음은 이숭용 감독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야구 선수 출신이라면 누구나 감독이란 자리가 꿈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SSG 랜더스 관계자 분들게 감사드린다. 또 벅차오른다. 조금 더 뜻 깊은 건 처음으로 프로에 입단해서 유니폼을 입은 곳이 여기 인천이다. 1994년에 인천이란 도시에 와서 선수생활을 이어갔고, 시간이 흘러 흘러 이곳으로 돌아와 감독을 하게 됐다는 것이 굉장히 뜻 깊다. 과거에 있던 팀들을 좋아하는 팬들도 계실거라고 생각한다. 그 팬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벅차게 생각한다.
Q. SSG 랜더스는 어떤 팀이라고 생각했나
굉장히 명문 팀이다. 우승도 여러 차례 했던 팀이다. 다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 팀의 장점이자 단점은 베테랑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면밀히 체크해서 선수가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고참선수들에겐 책임감을 주면서 팀을 이끌어 가고 싶다.
Q.단장을 거쳐 감독이 된 것은 어떤 도움이 될까
단장이 되면서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됐었던 것 같다. 단장이 되면서 구단이 나아갈 방향성을 많이 체크를 했다. 단장이 되고 난 다음부터는 바라본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구단이 어떤 방향을 갖고 나가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했다. 감독은 처음이다. 초보감독이지만 단장으로서 간접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선수, 코치, 단장을 거치면서 경험했던 이들중에 지도자로서 롤모델이 있엇나
딱히 한 분은 아니었다. 선수, 코치, 단장하면서 경험했던 여러분들의 장점을 승화시켜서 해볼 낼 생각이다.
Q. 71번을 택한 이유를 여쭤보고 싶다
백넘버 71번은 71년생이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생각했다. 코칭스태프는 심사숙고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상의하고 있어서 조만간 결정될 것 같다.
Q. 손시헌 퓨처스 감독과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통화를 했다. 단장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이 1군에서 써야 하는 점이다. 아무리 잘하더라도 1군 무대와 2군 무대는 다르다. 1군 무대를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기에 그 부분은 계속 소통. 열심히 하고 절박한 선수를 추천해주면 그 선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 폭 넓은 기용을 할 것이다.
성적과 육성을 함께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혼자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선수들과 소통하고 신뢰하고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도와준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41살까지 하면서 느꼈던 것이 베테랑을 최대한 존중하며 책임과 권한을 주면서 체력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Q. KT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올해는 천적 관계로 약했다. 이제는 적으로 맞붙게 됐는데
특별하게 KT라고 해서 더 신경 쓰는 점은 없다. SSG의 직원분이 유독 KT한테만 약했다는 이야기를 해주더라. 내가 와서 승률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하지만 KT와 같이 특정팀만 생각하진 않겠다. 일단 이기는 것에 포커스를 많이 맞추겠다.
Q.이숭용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는 무엇일까
이숭용의 야구는 선수 중심의 야구를 하고 싶다. 장점을 최대한 이끌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할 것 같다. 두 가지 원칙을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원 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역 때부터 많이 이야기했다. 무서운 선배가 될 것이다. 풀어야 할 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야구장에서 나오면 선후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강하게 어필해서 갈 생각이다.
Q. KS 우승을 이끈 현역 이강철, 염경엽 감독과 지략 대결에 대해선
두 감독님 모두 우승을 했다. 초짜라고 하지만, 그라운드에 나가서 상대로 맞붙었을 때는 최선을 다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서로가 서로의 장단점을 많이 알 것 같다. 특히 이강철 감독님은 단장으로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최선을 다해서 붙어봐야 할 것 같다. 그라운드에선 최선을 다해서 싸워봐야 할 것 같다.
구체적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SSG는 베테랑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그 선수들을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경쟁력이 필요하다. 어린 친구들이 성장한다면 프로야구단이라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투수교체에 대해서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 수석코치를 투수출신으로 생각하다. 투수파트는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고 갈 생각이다. 큰 틀은 투수들에게 전달하겠지만 운영은 투수파트와 상의해서 믿고 갈 생각이다.
Q.밖에서 봤을 때 젊은 선수 중에 주목했던 선수가 있나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하면 서운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로베이스에서 볼 것이다. 2군 감독의 추천을 많이 볼 것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본 감독이기 때문이다. 다 우리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렇다.
Q. 스토브리그, 2차 드래프트 전력 보강은
프런트와 계속 상의하고 있다. 프런트와 현장이 해야할 역할을 많이 분업하고 있다. 상의하고 소통하면서 협업하면서 갈 생각이다. 스토브리그지만 감독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프런트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전적으로 믿고 거기에 맞춰서 팀을 꾸려갈 생각이다.
Q.외국인 선수 구상은 어떻게 하고 있나
외국인 선수는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다 결정된 것은 아니다. 내년부터는 아무래도 AI 판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폭이 조금씩 좁아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종으로 떨어지는 공을 갖고 있는 투수가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베테랑들과 잘 해나갈 것이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잘 해나가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좋은 팀이다 걱정 안하시게끔,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언제든 팬들이 야구장에 오셔서 스트레스를 풀고 갈 수 있는 그런 야구를 해보도록 하겠다.
Q. 정용진 구단주와 소통은?
어제 구단주님을 뵙고 왔다. 주변에서 듣기로는 야구에 대해서 잘 안다고 들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잘 알고 있더라.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더라. 나로선 그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단주 뿐만이 아니라 프런트에서도 야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 언제든지 이야기할 생각이다. 나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경청하고 이야기할 것이다.
Q. 구단주는 무엇을 주문했나
굉장히 어려운 숙제를 주셨다.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아달라고, 하지만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 내가 온 것이다. 만약 구단주님도 성적만 생각한다면 다른 감독을 찾지 않으셨을까 싶다. 코치, 선수, 해설위원, 프런트, 단장, 이 모든 부분을 적극 활용해서 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끔 최대한 노력하겠다.
Q. 추신수, 김강민 선수의 현역 연장 여부와 기용 계획은
아직 만나거나 통화를 하진 못했다. 그 선수들에 대해선 어떤 판단을 하든 무조건 존중을 할 것이다. 구단과 상의를 해서 선수들이 원하는쪽으로 맞춰갈 것이다. 추신수 선수의 경우에는 메이저리그도 경험을 했고 선수단의 리더이기 때문에 더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Q. 인천에서 야구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서울 출신이다. 인천이 제2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떻게 보면 태평양에 입단해서 현대와 히어로즈를 거쳐서 선수 생활을 했다. 되돌아보니까 나의 뿌리가 없더라. 한 팀에 계속 있었는데 팀명이 바뀌면서 뿌리가 없더라. 그것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근데 SSG로 돌아오면서 어느정도 뿌리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디 출신이냐고 하면 정확히 얘기할 수 없었는데, 인천의 SSG 랜더스 감독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뿌리를 찾은 느낌이다.
주변에도 거의 알리지 않았다. 10일 정도 기다렸는데 그 10일이 10년 같다고 생각했다(웃음). 에피소드가 있다. 와이프가 꿈을 꿨는데 귀신을 잡았다. 그 꿈을 해몽해보니 성공과 행운을 상징하는 꿈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와이프가 ‘잘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 와이프 말은 잘 들으니까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웃음).
Q. 코칭스태프와 토론을 하고 있는 이유는
말 그대로 난상 토론을 했다. 올 시즌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 생각들을 다 알고 싶어서 그런 제안들을 했다. 감독이 권위만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와도 그런 점에서 잘 소통하고 싶다. (선수들의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그런 것은 굉장히 좋아한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이렇게 많이 와주신 미디어분들께 감사드린다. 팬들에게는 짧게 말씀드리겠다. 많이 사랑해주시고, 그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활기찬 야구, 그만큼 많이 뛰는 야구, 많이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야구장에 많이 와주셔서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앞서 SSG와 이숭용 신임 감독은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 등 총액 9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SSG는 “이 감독이 개방적 소통과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번트형 리더십’을 갖췄으며, 특히 선수 중심의 사고와 강한 신뢰관계를 형성해 하나된 팀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로 판단했다”라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SSG는 “이숭용 감독은 수년간의 코치, 프런트 경험을 바탕으로 육성 시스템 및 KBO 야구 트렌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했으며, 시즌 운영 통찰력을 겸비해 단 기간 내 구단의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라며 선임 배경을 전했다.
경희대 졸업 후 1994년 2차지명 전체 1번으로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한 이숭용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까지 18시즌 동안 2,001경기에 출전하는 등 꾸준함을 강점으로 총 4번의 KBO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또한 이 감독은 선수 시절 5년간 팀의 주장을 맡으며 리더형 카리스마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퇴 후 해설위원, 타격 코치, 단장, 육성총괄 등 현장과 프런트의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인천(송도)=김원익 MK스포츠 기자
[인천(송도)=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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