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열린공감TV 작가 “치정·특종에 눈멀어...청담 술자리, 尹·韓 없었다”

이혜진 기자 2023. 11. 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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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욕하는 지지자들에 끔찍한 혐오감”
유튜브 '시민언론 더탐사'의 강진구 전 대표.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심야에 술자리를 갖고 노래를 불렀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대체로 사실이었다고 열린공감TV 관계자가 밝혔다. 단 한가지, ‘대통령과 장관, 변호사 30명이 있었다’는 거짓말만 제외하면 그렇다는 것이었다. 이 의혹을 제기한 곳은 열린공감TV의 후신인 ‘시민언론 더탐사’다.

열린공감TV의 작가였던 김두일씨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청담동 술자리 보도의 전모와 교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첫머리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 30명 김앤장 변호사가 있었다는 내용만 제외하면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김씨는 ‘검찰개혁과 조국대전 1, 2′를 집필했으며 더탐사가 발행한 ‘윤석열 X파일’ 출판 대행을 맡았었지만, 올 7월쯤부터 더탐사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김씨는 우선 “청담동 술자리는 있었다. 다만 그 자리에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없었다. 30명의 김앤장 변호사가 아닌 1명의 변호사가 있었을 뿐이다. 이세창, 인수위 출신의 모 인사, 모 대부업체 회장, 모 변호사 이렇게 4인이 있었던 술자리”라며 “청담동의 바에는 그랜드피아노가 있었고, 첼리스트는 그곳에서 ‘동백아가씨’와 ‘사랑two’를 연주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첼리스트가 거짓말을 한 이유를 두고 “동거하던 ‘청담동 술자리’ 제보자 이모 씨가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는 폭력성이 있었다. 술자리가 있던 그 날도 이 씨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라며 “몇 시간 동안 전화를 꺼 놓았고, 부재중 전화가 엄청 찍혀 있었으니 그녀는 수습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런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보자가 첼리스트와 나눈 통화 내용. /유튜브 '시민언론 더탐사'

이어 “(두 사람 간 녹취록은) 지극히 사적인 대화이다. 그 거짓말에 대해서 첼리스트는 어떤 법률적 책임도 없고, 거짓말에 대한 윤리적 책임은 오직 두 사람간의 문제에 불과했다. 대중들과는 무관했다”며 “그런데 첼리스트와 헤어지고 치정에 눈이 먼 이 씨가 전 여자친구와의 녹취를 더탐사에게 제보하고, 특종에 눈이 먼 강진구가 그 녹취를 보도함으로써 이 문제가 공적인 영역이 됐다”고 했다.

김씨는 더탐사 측의 사실관계 확인이 없었다며 “최초 보도하기 일주일 전 강진구 전 더탐사 대표는 첼리스트와 통화가 되었다. 첼리스트는 ‘할 말이 없다’고 인터뷰를 거부했다. 그러나 그 어떤 사실관계도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도를 강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김의겸 의원도 낚여서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에게 청담동 술자리를 질의하는 일까지 벌어졌고, 이 보도의 파급력이 폭발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직을 걸겠다’는 한 장관의 답변을 보면서 나는 한 장관이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짧은 순간에 판을 키울 생각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왕 지른 김에 그 도발에 넘어가 차라리 김의겸도 직을 걸었다면 한동훈은 자신의 그날 동선을 공개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손해가 막심했겠지만 대신 그 청담동 보도가 1년 넘게 끌고오면서 이렇게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민주진영의 시민들이 분열되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한 장관의 태도를 보고 본능적으로 백스탭을 밟았고, 심지어 며칠 후에 사과까지 했다. 이후로 단 한마디도 청담동 관련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다. 이 문제에 발을 담갔던 민주당의 몇몇 의원들은 슬그머니 발을 뺐다는 것을 대중들은 알고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강진구 전 더탐사 대표를 향해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청담동 술자리 관련한 스모킹건이 있다고 주장해놓고 이제와서는 기소가 되면 그 스모킹건을 밝히겠다고 하는데 있다면 지금 밝혀라”며 “청담동 술자리에서 한동훈의 부존재를 스스로 밝히라고 억지를 쓰는 것은 이제 너무 비겁하고 식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첼리스트를 욕하는 더탐사 지지자들에게는 끔찍한 혐오감만이 생긴다. 도대체 그녀가 너희들에게 무슨 피해를 주었는가? 오히려 내밀한 사적 대화를 공론화 시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강 전 대표 등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했다.

한 장관의 고소로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청담동 술자리’는 허위인 것으로 결론내렸다.

술자리에 있었다던 첼리스트가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 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진술했고, 경찰은 당시 첼리스트와 함께 있었던 인물의 동선을 확인했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달 강 전 대표 등 더탐사 관계자들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김 의원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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