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보스' 여동생, 영부인 역할?…현지매체 "아르헨의 김여정"
연인 플로렌스는?…밀레이 "진정한 가치" 언급, 방송활동 계속하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의 여동생인 카리나 밀레이(51)가 막후 최고 실세로 떠오르면서 향후 그의 역할론에 관심이 쏠린다.
타로 역술가로 알려진 카리나가 독신인 밀레이 당선인의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다.
밀레이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당선을 확정 짓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엘리베르타도르 호텔 선거캠프에 준비된 단상에 올랐을 때 카리나도 함께 무대 전면에 등장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당선 일성을 밝히면서 카리나를 향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특별한 감사의 표현을 전하기도 했다.
승리의 순간을 함께한 두 사람의 '투샷'은 전세계로 타전됐다.
밀레이 당선인은 평소 여동생 카리나를 '보스'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극우 계열의 아웃사이더로 불려온 밀레이 당선인은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전통적 의미의 측근 그룹이 두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여동생 카리나가 갖는 위상이 '독보적'이라는 것이다.
현지 일간지 라나시온은 "카리나는 밀레이 당선인의 든든하고 감정적인 방패"라며 "밀레이를 록커 이미지로 만드는 등 선거 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판단을 하는 사람은 카리나"라고 보도했다.
카리나가 밀레이 정부의 '키맨'으로 급부상하면서 그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에 비견한 과거 현지 언론 기사도 새삼 '소환'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암비토는 지난해 6월 '더 보스: 카리나 밀레이를 둘러싼 타로와 정치 역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카리나의 스토리를 다루면서 그를 김여정에게 빗댔다.
이 매체는 당시 하원 의원이었던 밀레이가 카리나를 '보스'라고 부를 정도로 크게 의지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밀레이 저격수'을 자처한 카를로스 마슬라톤 변호사의 SNS 글을 소개했다.
마슬라톤 변호사는 당시 카리나를 "이사벨 페론 (전 대통령), 북한의 김여정"에 비견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클럽 무용수 출신인 이사벨 페론은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셋째 부인으로, 남편의 사망 이후 정권을 승계하지만, 무능한 통치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하야했다.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한 페론주의의 기틀을 다진 지도자다. 그의 둘째 부인은 '에비타' 에바 페론이다.
마슬라톤 변호사는 "타로 역술가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밀레이가 그를 보스라고 부르는 바람에 스스로 뭔가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카리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깎아내렸다.
밀레이 당선인이 주요 사안의 결정 과정에서 여동생에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밀레이 측근들도 카리나를 중요 인물로 인식하게 됐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때문에 밀레이의 연인인 유명 코미디언 파티마 플로레스 대신 유일한 혈육인 카리나가 영부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으로는 부모 등으로부터 특별히 인정받지 못한 밀레이를 카리나가 보듬었던 성장과정이 작용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크면서 남매간 유대와 신뢰가 돈독해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 맞는 직위나 직책을 정부 내에서 찾기 힘들 정도로 권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카리나의 역할론과 맞물려 밀레이 당선인의 여자친구인 플로레스의 지위도 현지 매체의 관심 대상이다.
밀레이 당선인은 전날 라디오 방송 '리바다비아' 인터뷰에서 관련 질의에 "더 나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면서 즐거움을 얻는 게 성공"이라며 "그게 플로레스의 진정한 가치"라고 언급, '자유주의·자본주의에 기반한 괴짜 스타일' 답변을 내놨다.
이를 두고 영부인으로서보다는 방송 등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게 둘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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