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월드컵 아프리카예선은 중립지대

황민국 기자 2023. 11. 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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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살라흐 | 로이터연합뉴스



이달 막을 올린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프리카예선은 한 가지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예선도 기본 형식은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립국에서 개최되는 경기가 적잖다. 아프리카 전역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진짜 홈경기를 치를 수 있는 국가는 전체 53개국 중 36개국에 불과하다.

나머지 17개국은 자신들을 응원해주는 홈 관중 없이 중립국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예컨대 에티오피아는 지난 16일 수도 아디스바바에서 5500㎞가 떨어진 모로코의 항구 도시 엘 자디다에서 부르키나파소와 맞붙었고, 니제르는 탄자니아와 홈경기를 역시 2200㎞가 떨어진 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치러야 한다.

이집트가 자랑하는 골잡이 무함마드 살라흐(31·리버풀)가 그라운드에 난입한 관중에 위협을 받은 지난 20일 시에라리온 원정도 실제로는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열렸다.

모로코와 라이베리아 외에도 이집트와 코트디부아르, 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등이 다른 나라를 위해 경기장을 빌려주고 있다.

아프리카예선의 잇단 중립국 개최는 각국이 FIFA가 요구하는 경기장의 기준(관중석 규모·라커룸 시설 등)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2021년부터 회원국들의 경기장 건설 및 개보수를 추진해왔다. 그 성과에 따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프리카예선 당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던 국가가 20개였지만 이젠 17개국으로 줄었다.

파트리스 모체페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은 일부 회원국들이 A매치 개최에 필요한 홈 구장을 갖추지 못한 것에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투자를 촉구하고 있다. 모체페 회장은 CAF 회장 선거 당시 공약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인프라 개선을 내건 인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들은 빈약한 살림살이에 해결하기 쉽지 않은 인프라 개선을 위해 중국 자본에 손을 벌리고 있다.

하지만 니제르는 중국 정부와 홈구장 개보수 비용을 논의한 뒤 쿠데타로 어려움을 겪었고, 에티오피아는 중국 건설사의 도움으로 추진하던 경기장 신축이 건설비 상승으로 지연되고 있다. 당분간 아프리카에서 중립국 경기가 줄어들기 쉽지 않은 배경이다.

한국도 종종 중립국에서 A매치를 치른 적이 있다. 아프리카와 달리 인프라가 원인은 아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59)의 요청에 따라 추진된 9월 유럽 원정(웨일스 0-0 무·사우디아라비아 1-0 승)이 가장 가까운 사례였다. 이밖에 북한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거부해 2008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0-0 무)과 최종예선(1-1 무) 원정 2경기를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바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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