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어떻게 오픈AI CEO 됐나…과거 '대주주' MS 험담하기도
샘 알트먼을 내쫓은 오픈AI가 트위치 창업자인 에멧 시어를 임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혔다. 혼란에 빠진 오픈AI의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되려 'CEO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의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 등 그의 거침없는 언행이 입길에 오르면서다.
시어는 트위치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다. 2005년 예일대를 졸업한 그는 2006년 저스틴 칸과 함께 트위치의 전신 '저스틴TV'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2011년 게임 카테고리만 분리해 게이머가 실시간으로 게임 플레이를 방송하며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플랫폼인 트위치를 만들었다. 불과 3년 뒤 아마존은 트위치를 9억7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후에도 트위치 CEO 자리를 맡아온 시어는 올해 3월 육아에 전념하겠다며 회사를 떠났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인 시어지만 인공지능(AI) 업계에선 거론된 적이 거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어는 AI 회사를 이끌어본 적은 없지만,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판매하려는 오픈AI의 야망을 고려할 때 고객 대면 플랫폼인 트위치를 성장시킨 그의 경험이 이사회에 매력적으로 다가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사회가 시어를 CEO로 낙점한 건 AI의 실존적 위협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츠케버와 함께 알트먼 해임을 주도한 타샤 매콜리, 헬렌 토너 등 다른 이사회 구성원들은 AI의 위험성을 경고한 단체 '합리성과 효과적 이타주의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AI의 안전한 사용을 강조한 이사회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알트먼은 기술 개발 속도, 사업화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알트먼과 달리 시어는 AI 발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시어는 지난 9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실험 없이 안전한 AI를 구축하는 방법을 배울 수 없고, 진전 없이 실험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빠른 속도로 앞만 보고 달려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는 "(AI는) 본질적으로 매우 위험한 것"이라며 "우주를 파괴하는 폭탄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어는 지난 7월 엑스에 "MS에서 인턴으로 일할 당시 받은 모든 월급은 마치 내 영혼의 일부를 우편으로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적었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13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이 게시글에 대해 블룸버그는 시어가 자신이 근무할 새 회사의 가장 큰 후원자를 비판했다고 꼬집었다.
시어의 SNS 글에는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8월 엑스에 위키피디아 기사 일부를 캡처해 올리며 "여성의 40~60%는 강간 혹은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에 대한 환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왜 당신은 여성들이 성관계에 대한 환상이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썼다. 블룸버그는 시어에게 관련 게시글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오픈AI 역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픈AI는 말 그대로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이다. 알트먼이 MS에 합류하면서 복귀가 불발되자 오픈AI 직원 700명 이상은 이사회 전원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픈AI 직원이 770명인 점을 감안하면 90% 이상이 반발하고 있는 셈인데,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퇴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오픈AI의 투자자들도 알트먼 해임을 결정한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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