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3차 위성 발사, 러시아 기술지원으로 성공할까(종합)
정찰위성 궤도에 올려도 성능 발휘 여부는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박수윤 김준태 기자 = 북한은 지난 1, 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3차 정찰위성 발사 계획도 일본 측에 통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때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돕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에 힘입어 1, 2차 발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할지 주목된다.
북측이 매번 일본 당국에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하는 이유는 세계 10개 해역 중 한국과 북한이 속한 구역(NAVAREA XI)의 조정국이 일본이기 때문이다. 회원국은 일본에 해상 사격훈련, 해상 훈련, 선박 침몰, 암초발견과 같은 긴급 사항을 알려야 한다.
북한이 예고한 발사 기간은 오는 22일부터 내달 1일까지다.
북한은 실패로 끝난 1, 2차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기간 첫날에 감행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상 조건만 갖춰진다면 예고기간 초기에 발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러시아 추진체 제공은 없어…기존 엔진 보완한 듯
최대 관심사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인공위성 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다.
각각 지난 5월과 8월 이뤄진 1, 2차 정찰위성 발사는 로켓 추진체 문제로 실패로 끝났다.
정찰위성을 탑재한 북한의 우주발사체는 1, 2, 3단 추진체로 구성돼 있다. 군 당국은 1, 2차 발사 때 모두 2단 추진체 비행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하면서 각 추진체의 낙하 예상 지점을 지난 1, 2차 발사 때와 동일하게 통보한 점을 고려하면 기존 1, 2단 엔진에 대한 설계 변경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2차 발사 실패 후 3개월 만에 재발사를 시도하고 발사궤적이 동일하게 제시된 점을 고려할 때 엔진 자체에 설계 변경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에서 새로운 우주발사체를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러시아가 기존 추진체 엔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술적 조언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정찰위성을 발사하려면 엔진을 제대로 갖춰야 하고 엔진 시험을 해야 한다"며 "러시아 도움을 받아서 엔진 문제점을 거의 해소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북러 정상회담 후 러시아 기술진 방북 정황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9월 13일) 북러 정상회담 이전에도 '백두산 계열'(80t급 액체연료) 엔진 기반이 러시아로부터 (해킹 등을 통해 북한에) 들어왔다"며 "정상회담 후에는 러시아 기술진이 들어온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에선 위성체 지원 이야기도 나오는데 과학자들은 (2차 발사 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위성체를 보완하는 것은 제한이 될 것으로 본다"며 "주로 엔진 계통의 지원을 받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도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러시아에 기술적 지원에 힘입은 바 클 것이라며 "엔진을 통째로 주지는 않았을 것이고 기술 자문을 많이 했을 것으로 보이며, 부품을 제공하거나 시험평가를 대신해줬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러시아와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다"며 "북한 나름의 방식으로 개발한 로켓이라면 러시아가 북한 과학자들에게 알려줘도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시스템에 차이가 있다면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고 해도) 러시아의 도움으로 성공시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북 위성 해상도는 정찰위성급에 한참 못 미쳐"
북한이 정찰위성을 인공위성 궤도에 올리더라도 얼마나 성능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신 국장은 "위성이 돌면서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데 북한이 공개한 위성은 성능이 조악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결국 위성 성능보다는 발사에 성공해 (탄도미사일) 기반 기술을 갖게 되는 것이고 체제 선전 목적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찰위성에 장착된 카메라의 해상도가 관건이라면서 "얼마나 정밀하게 위치를 추적해 사진을 찍느냐, 송수신이 가능하냐가 문제"라며 "수신 자료를 분석하고 보정하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상도 3m 이상이라고 해도 함정이나 전차, 트럭 등은 식별할 수 있다"며 북한이 정찰위성을 보유하게 되면 나름의 효용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3차 정찰위성 발사에 나서면 서해 등에서 낙하물 인양에 나설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5월(1차 발사)에는 일부 인양했고, 8월에는 파편으로 쪼개져 인양한 것이 없다"며 "자세히 말하기는 제한되나 정찰위성은 해상도가 1m 이상 돼야 하는데 (북한의 위성은) 그 정도에는 한참 못 미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5월과 8월 발사 때 (추진체의) 궤도가 다르다"며 "8월 발사 때는 중국으로 일부러 방향을 틀어서 우리가 회수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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