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가비, 한참을 울부짖었다…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울음을 참지 못했다. 정신적으로 받은 타격이 너무 컸다.
파블로 가비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바르셀로나는 20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비의 의료 검사 결과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완전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또 외부 반월판 연골 부상도 입었다. 곧 수술받을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하루 뒤인 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21일 부상 직후 의료진으로부터 큰 부상이라는 초기 진단을 받고 가비가 정신적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전했다. '렐레보'는 "가비는 바르셀로나 의료진의 초기 검진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당시 스페인 라커룸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정신적으로 무너진 가비를 볼 수 있었다"며 "가비는 그럴리 없다며 경기에 뛰고 싶다고 눈물을 쏟았다. 울부짖었다. 가비 스스로도 무릎 부상 정도가 굉장히 크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팀 닥터가 내린 초기 진단부터 가비는 십자인대 파열이었다. 스페인 라커룸은 가비의 울음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감독은 "우리 모두 절망했다. 라커룸은 완전히 경기에 패배한 팀 분위기였다. 큰 상실감이었다"고 말했다.
가비의 부상은 20일 열렸던 스페인과 조지아의 2024 유럽축구선수권 대회(유로 2024) 예선 A조 10라운드 경기에 벌어졌다. 이날 가비는 스페인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는 3-1로 스페인의 승리. 하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스페인은 이날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유로 2024 본선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가비를 출전시킬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라 푸엔테 감독은 가비를 선발로 내보냈다. 감독의 무리한 선택이 어린 선수의 부상을 야기시켰다는 비판이 스페인 내에서 거세게 돌고 있다.
조지아전에서 전반 20분 가비는 상대 수비수와 하체끼리 충돌했다. 순간 가비 표정이 크게 일그러졌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후 큰 통증을 호소했다. 다시 일어나 경기를 뛰었으나 3분 후 고통을 참지 못하고 오른쪽 무릎을 붙잡았다.
더 이상 경기를 뛰기 어려웠다. 결국 가비는 다리를 절뚝이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검사 결과는 가비와 소속 팀 바르셀로나, 스페인 대표팀에게 절망을 안겼다. 스페인 대표팀 공식 발표 전부터 시즌 아웃 얘기가 나왔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20일 "검사 결과 가비 오른쪽 무릎의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 검진을 해야 하지만 최소 6개월 이상은 경기에 뛸 수 없다. 회복에만 6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는 불똥이 떨어졌다. 2004년생 가비는 바르셀로나의 현재이자 미래라 불리는 에이스. 유스 시절부터 바르셀로나에서만 뛰며 성장했다. 유명한 바르셀로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인 라마시아에서도 역대급 재능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동안 바르셀로나는 유스 시스템을 통해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헤라르드 피케, 페드로 로드리게스, 카를레스 푸욜, 사비 에르난데스 등을 키웠다.
가비도 그중 하나. 선배들의 길을 착실히 따라갔다. 유스 팀, 바르셀로나B 팀을 거쳐 2023년 바르셀로나 1군 팀에 콜업됐다. 그의 나이 20살도 안 된 시점이었다.
팀의 주전으로 올라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를 오가며 바르셀로나 공격을 이끌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다운 화려한 발기술과 축구 센스가 곁들여졌다. 패스와 슛의 정확도도 뛰어났고 탈압박 능력을 갖추고 있어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 축구의 제격이었다.
사비 바르셀로나 감독도 가비를 팀 전술의 핵심으로 삼았다. 넓은 시야와 풍부한 활동량, 축구 지능으로 상대 수비를 읽고 패스를 찔러주는 능력이 일품이었다.
당연히 이적 시장에서 인기도 많았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 등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들이 가비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바르셀로나는 일찍이 가비와 장기 계약을 맺으며 다른 팀들의 관심을 사전 차단했다. 지난 시즌 도중 2026년까지 유효한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시즌도 가비는 바르셀로나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였다. 경고 누적 징계로 쉰 두 경기를 제외하면 스페인 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모두 나섰다.
스페인 대표팀도 울상이다. 가비 없이 내년 6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로 2024 본선을 준비해야 한다. 당초 내년 7월 열릴 파리올림픽에서도 가비의 출전이 유력했으나 지금은 미지수가 됐다.
가비는 2021년 이탈리아전을 통해 스페인 대표팀 최연소 출전(17세 61일),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체코전에서 득점해 최연소 득점(17세 304일)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가뜩이나 바르셀로나는 또 다른 주축 미드필더 프랭키 더 용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있다. 여기에 가비까지 다쳤다. 스페인 라리가 1위 탈환이 더 쉽지 않아졌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1위 지로나에 승점 4점 뒤진 3위에 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대표팀에 단단히 뿔이 났다. 스페인 대표팀의 무리한 출전이 가비의 부상을 불러일으켰다고 판단했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20일 "가비가 무릎 전방 심자인대 파열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대표팀에게 크게 화냈다. 조지아전 결과에 관계없이 스페인은 유로 2024 본선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가비를 뛰게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가비를 내보냈고 결국 시즌 아웃 부상을 입었다"고 알렸다.
실제로 가비는 스페인 성인 대표팀 데뷔 이래 한 번도 결장한 적이 없다. 모든 경기에 뛰었다. 27경기 중 23경기가 선발이었다. 당연히 체력 부담이 심했다. 조지아전에서도 스페인 대표팀 선발 대부분이 로테이션 멤버로 꾸린 것과 달리 가비만큼은 주전으로 계속 뛰게 했다.
이 점에 대해 바르셀로나는 불만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스페인 대표팀을 향해 직간접적으로 항의했다. 유로 2024 본선 진출이 확정된 중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가비를 무리하게 출전시킬 이유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스페인 대표팀의 잘못된 선택이 가비 부상을 일으켰다는 게 바르셀로나의 생각이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운동선수로서 치명적인 부상이다. 치료와 재활에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이 걸린다. 운동능력 감소에도 영향을 준다. 십자인대가 파열되고 기량이 급격히 퇴보된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가비는 다음 시즌이 되어서야 돌아올 수 있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대표팀 모두에게 큰 타격이다. 가장 큰 상실감을 느낄 사람은 당연히 당사자인 가비 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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