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아기 거래하고 가짜 출생증명서까지… 중국의 심각한 인신매매

심영구 기자 2023. 11. 2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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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스팟] 특파원이 전하는 생생한 현지 소식


아기가 태어나면 병원에서 발급해 주는 출생증명서. 그런데 중국이 요즘 이 출생증명서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아기를 거래하고 가짜 증명서를 발급해 주는 브로커가 발각된 건데, 멀쩡한 산부인과 병원까지 끼어 있었습니다. 중국 당국도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중국의 인신매매, 신생아 거래. 여기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는데요.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중국 발칵 뒤집은 '가짜 출생증명서'

정영태 SBS 베이징특파원

Q. 가짜 출생증명서 어떤 사건인가요?

A. 중국 중동부에 있는 후베이성의 한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 출생증명서 장사를 하는 영상이 폭로됐습니다. '미혼모가 낳은 남의 아기를 자신의 아이처럼 호적에 등록할 수 없냐' 이런 질문을 가지고 브로커와 먼저 접촉을 했는데 이 브로커가 100% 진짜 출생증명서를 발급해 줄 수 있다면서 연결시켜 준 사람이 바로 산부인과의 병원장이었던 겁니다.

총 9만 6천 위안, 우리 돈 1700만 원 가까이를 요구했는데 이 중에 1천만 원 정도는 병원장 몫이고 나머지는 분만실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출생증명서뿐만 아니라 이제 아이를 낳게 되면 해야 되는 백신 접종 기록이라든가 또 분만 기록 이런 것까지 모두 원스톱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 이런 설명을 하면서 돈을 요구한 거였고요. 이 영상을 촬영한 사람이 돈을 지불한 바로 그 당일에 이 아이가 태어난 것처럼 꾸며진 출생증명서가 프린터를 통해서 불과 몇 십분 만에 인쇄돼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상관정의라고 하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서 활동하는 개인 활동가가 한 분이 있는데요. 우연히 인신매매와 아동 유괴에 대한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개인적으로 이런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 활동을 해온 사람입니다. 이분이 무려 1년간의 추적 끝에 이 병원에서 출생증명서를 장사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브로커랑 먼저 접촉을 했고요. 그렇게 전 과정을 녹화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Q.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 같아요.

A. 지역 보건당국이 출산 사실 확인을 전화를 걸어올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라는 방법까지 꼼꼼하게 알려줬는데요.


깐깐하게 물어보는 공무원이 있다면 술이나 담배 또 작은 돈 이런 한마디로 뇌물을 쓰라는 거죠. 전체 내용을 들어봤는데 사실 가장 놀란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출생증명서를 비롯한 일체의 기록이 왜 필요한지 설명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중에 친부모가 아이를 찾겠다고 왔을 때 당신이 그 아이가 친부모 아이가 아니라 내가 낳은 아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있어야 되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이 가짜 출생증명서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한 거거든요. 사실 이 병원에서는 출생증명서 장사는 부업 정도였다고 합니다. 주 수익원은 따로 있었다고 하는데요.

가장 크게 수익이 된 것은 대리모를 불법으로 알선해 주는 것 이런 일을 가장 많이 했다고 하고요. 거기에 대해서 또 원치 않는 출산을 한 사람과 또 아이를 인신매매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서로 거래를 연결시켜 주는 이런 장사에도 직접 가담을 했다고 해서 더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Q. 불법 신생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간접적으로 확인이 된 거네요.

A. 활동가가 밝힌 내용을 보면 이 브로커가 설명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어떤 아이가 있는데 이 아이도 이런 출생증명서 과정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가족으로 등록이 됐다, 그렇게 얘기하면서 당신이 혹시 딸을 한 명 더 원하면 그 아이도 딸을 한 명 더 소개시켜줄 수도 있다, 병원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전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면서 그러니까 출생증명서를 발급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아이를 원한다면 우리가 직접 섭외해 주겠다. 이렇게 거래에 나선 것이죠.

Q. 이게 이 병원 한 곳 만의 얘기는 아니라면서요.

A. 이 사건이 실제로 공개되고 나자 다른 지역에서도 한 비슷한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 실제로 출산증명서 장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언들이 잇따라 나왔고 여러 곳에서 지금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면서 사건이 굉장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디까지 이 사건의 여파가 미칠지 지금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근절되지 않는 중국의 인신매매


Q. 성인 인신매매 문제도 심심찮게 등장하잖아요.

A. 지난해에 있었던 일인데요. 장수성의 한 농촌에 있는 판잣집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살고 있는 45살 여성이 우연히 발견되면서 이 파장이 전 세계에까지 큰 충격을 줬던 사건입니다. 이 여성은 30대 때인 1998년에 세 차례나 인신매매를 당한 끝에 지금 가족과 살게 됐는데, 20년 동안에도 심각한 학대를 당하면서 8명이나 되는 아이를 출산해야 했고 또 조현병까지 시달리면서 쇠사슬에 목이 묶인 채로 난방도 되지 않고 제대로 된 가구조차 없는 그런 판잣집에서 살아왔던 사실이 드러난 건데요.

사실 이 당시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진행되는 와중이었습니다. 전 세계의 관심이 중국에 쏠린 상황에서 이렇게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니까 지역 당국은 이 사건을 축소하려는 데 급했고 처음에는 인신매매나 유괴가 없었다 이런 발표를 했다가 뒤늦게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 큰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중국 인신매매, 어느 정도 퍼져 있나?


Q. 중국 인신매매 불법 입양이 어느 정도 광범위하게 많이 퍼져 있는지 관련 통계가 있나요?

A. 2013년에 불법 인신매매와 아동 유기에 대해서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10달 동안이나 수사를 했는데 이 10달 동안 적발된 인신매매와 아동 유기 건수가 4만 건에 이르렀고요. 여성 5만 명, 아동 2만 4천 명이 집으로 돌아갔고 외국인 여성 1천여 명도 이 과정에서 구출돼서 본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는데요. 2013년 당시 조사 때 한 공무원이 1년에 유괴되는 아동의 숫자가 20만 명 정도에 이른다 이런 증언을 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적어졌다고는 하지만 계속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출생증명서 장사 사건이 다시 한번 보여준 셈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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