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한동훈 카드' 어떻게 활용할까…몸값 높이는 등판 전략
민주, 정권 심판 성격 강화될 것 '호재' 주장 속 견제 분위기도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스타장관으로 떠오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지지율 정체를 겪고 있는 여권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야권에서는 한 장관의 파급력에 내심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한 장관의 총선 역할론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지만 한 장관은 매번 출마설이 제기될 때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한 장관은 지난주 대구 방문에 이어 21일 대전을 방문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한 장관의 부인은 진은정 변호사도 공개 활동을 시작하는 등 한 장관의 총선 등판설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여권에서는 보수진영의 간판으로 떠오는 한 장관의 출마설을 반기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 내각에서 스타 장관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을 뿐 아니라 대야 공세에 최선봉에서 야당 의원들과 설전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보수층 '인기인'으로서 입지가 단단하기 때문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장관의 출마설에 대해 "환영한다"며 "굉장히 신선하고 합리적인 분이다. 제가 존경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을 역임한 유상범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한 장관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70% 정도 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한 장관이 어느 지역구에 가서 출마하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다"며 "비례든 아니든 간에 총선에서 역할을 한다면 훨씬 더 큰 비중의 역할을 맡기는 것을 당 지도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한 장관의 등장만으로 30%대 박스권의 당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보수층, 특히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TK(대구·경북)에서도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보수층 스타 플레이어가 등장하면 지지층 결집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한 장관이 지난주 법무부 행사하고는 대구를 찾은 것은 보수층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와 함께 한 장관의 총선 무대에 어떤 형태로든 등장하면 이준석 전 대표 신당론에 힘이 실리는 것도 어느 정도 분산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 대권 주자이기도 한 한 장관의 등판 자체로 여론전에서 이 전 대표에게 쏠린 시선을 분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구 방문 때에서도 볼 수 있듯 젊은층에 대한 인기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한 장관의 스마트한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새로운 리더십으로 비치는 것 같다"며 "한 장관이 정치권에 입문해 영향력이 확대되면 반사적으로 이 대표에게 주어졌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 장관에 대해 "긁지 않은 복권이다", "미래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한 것은 이런 선상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도 한 장관의 출마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정권 심판론인 내년 총선의 '호재'라고 하지만 견제 분위기도 상당하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한 장관을 총선에 내보내거나 어떤 역할을 맡길 경우 윤 대통령이 총선에 개입한 것으로 평가해 심판의 성격이 훨씬 더 강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의 공천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몸값을 한껏 높이다가 마지막에 출마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둘러 한 장관을 공천했다가, 민주당의 맞불전략이나 김빼기 전략에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장관이 출마를 한다면 당의 전면에서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장관 카드를 마지막 까지 남겨뒀다가 당의 전략적 요충지에 한 장관을 꽂을 수 있어서다.
한 장관과 이 전 대표가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동훈-이준석 연대는 우리당의 필승 카드로, 보완재"라며 "이 전 대표는 2030 남성들의 지지세가 강하게 있고, 한 장관은 2030 여성과 기존 전통적인 보수의 지지가 있기에 시너지만 잘 이룬다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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