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5% "낙태권 지지"…대선 앞두고 사상 최고치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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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 낙태 허용에 대한 지지가 사상 최고치에 다다른 가운데 낙태권 문제가 대선판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내 여론조사 결과 낙태 허용에 대한 지지가 1970년대 이후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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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내에서 낙태 허용에 대한 지지가 사상 최고치에 다다른 가운데 낙태권 문제가 대선판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내 여론조사 결과 낙태 허용에 대한 지지가 1970년대 이후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WSJ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미국 내 유권자 1천1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5%가 임신한 여성이 어떤 이유로든 원할 경우 합법적으로 낙태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보다 낙태권에 찬성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77%가 어떤 이유든 낙태에 대한 접근권에 찬성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6년 조사 당시 52%보다 높아진 것이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3분의 1이 낙태권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1990년대만 해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낙태권 찬성 비율은 공화당 지지자들과 비슷했으나 그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앞서 지난 7일 대선 경합주에서 치러진 주민투표와 주의회 선거 등에서 민주당이 연거푸 승리를 거두면서 낙태권이 내년 대선판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하이오주 주민투표에서는 낙태권을 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이 통과됐고, 버지니아 주의회에서도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임신 6개월까지 낙태를 연방 차원에서 합법화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전격 폐기하고 낙태권 존폐에 관한 결정 권한을 주(州)로 넘겼다.
이후 25개 주에서 낙태를 제한하는 법이 제정되는 등 주별로 낙태 관련 '입법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보다 낙태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았으나 유권자 개별로 보면 지지 정당에 따라서만 나눌 수 없는 미묘한 견해 차이가 존재한다고 WSJ은 전했다.
실제로 1970년대 초부터 이뤄진 NORC의 관련 조사에 따르면 낙태 문제는 항상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이슈는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양당 지지자들의 낙태에 대한 견해는 왔다 갔다 해왔고, 때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 지지자보다 낙태에 더 찬성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보수주의자들은 공화당으로, 진보주의자들은 민주당으로 이동하면서 낙태 문제에 대해 양당의 입장이 분열되기 시작했다.
공화당은 낙태 반대 정책을 이용해 기독교인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얻었고 반대로 민주당은 낙태 권리를 일관되게 주장하며 진보적인 유권자들을 확보했다.
이번 여론 조사 응답자 중 86%가 강간이나 근친상간의 경우에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여성의 생명이 임신으로 인해 위협받을 경우 낙태에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89%였다
오하이오주 하트빌에 사는 바버라 웨이건드(80)는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이번 주민투표에서는 낙태 권리 명기 개헌안에 투표하는 것을 두고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총기 규제 강화와 노년층 재정 지원을 지지하기 때문에 주로 민주당에 투표를 해왔다.
하지만 그는 평생 낙태 허용을 지지해오다 60대가 되면서 종교적 이유로 낙태에 반대하게 됐고 이번에도 결국 반대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반면 애리조나주에 사는 공화당 지지자 스콧 스턴리브(66)는 "많은 경우 낙태가 허용돼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근친상간이나 강간, 의학적 문제의 경우 어떻게 낙태가 안 된다고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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