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부 자본주의자' 밀레이 선택한 아르헨…경제난 돌파할까

이혜원2 기자 2023. 11. 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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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차기 대통령으로 자칭 '무정부 자본주의자' 하비에르 밀레이(53)가 당선되면서 아르헨티나 경제가 140%대 인플레이션 속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르헨티나, 밀레이에 도박을 걸다'라는 제하의 논평에서 아르헨티나 유권자들이 페론주의(포퓰리즘) 사회주의 정책 실패를 거부하고 '자유'를 택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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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 트럼프완 달라…자유무역 신봉"
현 집권당이 의회 장악…정책 추진 난항 겪을 듯
시장은 일단 환호…"좌파 전임자들보다 나을 것"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9일(현지시각)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선거 본부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23.11.2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아르헨티나 차기 대통령으로 자칭 '무정부 자본주의자' 하비에르 밀레이(53)가 당선되면서 아르헨티나 경제가 140%대 인플레이션 속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르헨티나, 밀레이에 도박을 걸다'라는 제하의 논평에서 아르헨티나 유권자들이 페론주의(포퓰리즘) 사회주의 정책 실패를 거부하고 '자유'를 택했다고 평가했다.

WSJ은 밀레이가 56%대 44% 득표율로 당선됐다며, 상대 후보인 세르히우 마사 경제부 장관은 인플레이션 폭등, 생활 수준 하락, 외환보유고 감소 등 수십년 만의 최악의 경제 위기를 초래한 정책 설계자라고 묘사했다.

밀레이가 당선 소감에서 "구조적 변화를 빠르게 추진하지 않으면 역사상 최악의 위기로 향할 것"이라고 한 발언은 과장이 아니라며,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이 143%에 달하고 있고 페소화는 암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약 90% 가치가 하락했다고 나열했다.

이는 산업 정책, 수출세, 자본 통제, 경직된 노동 시장, 통제되지 않은 정부 지출, 중앙은행의 정치적 남용으로 인한 지출 결과라고 했다.

WSJ은 마사 후보와 외신이 밀레이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닮은 '미친 급진주의자'로 낙인찍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세 인상과 저금리를 추구한 보호무역주의자인 반면, 밀레이는 자유무역주의자이자 건전한 화폐를 신봉한다는 설명이다.

밀레이는 "국가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 사회는 훨씬 더 잘 기능한다"며, 자신을 급진적 자유시장주의자의 변형인 '무정부주의 자본주의자'로 지칭하고 있다.

주요 공약으론 정부 지출 및 세금 삭감과 국영기업 민영화를 약속했다. 18개 연방 부처 중 10개를 폐지하고, 교육과 의료 등 공공 분야도 민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중앙은행 폐쇄와 통화 달러화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지난 19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 투표가 끝난 후 하비에르 밀레이 당선인 지지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그의 선거 본부에 몰려들어 축하하고 있다. 2023.11.21.


다만 이같은 급진적인 정책을 실제 이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르헨티나 의회를 현 집권당인 페론주의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밀레이가 내놓는 정책마다 제동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밀레이가 속한 '자유의 전진'은 상원 의석 10%, 하원 의석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만큼 의회에서 보수 및 중도 정치인들과 연합을 구성해야 하며, 지금까지 거칠고 솔직한 수사로 젊은 유권자들을 열광시켰지만 이제 자신의 성격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밀레이가 무능함이나 명예욕으로 개혁에 실패하면 아르헨티나의 시장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져 페론주의자들이 다시 집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일단 정권 교체에 환호하고 있다. 이날 미국 거래소에서 아르헨티나 주식과 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밀레이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영화 전환을 언급한 에너지기업 YPF는 장중 주가가 43%까지 급등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밀레이가 무엇을 성취할지 명확하진 않더라도 시장은 그를 좌파 성향 전임자들보다 경제적으로 나은 선택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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