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3차 위성 언제 쏘나…1·2차 모두 '통보 이틀 뒤' 발사
1·2차와 낙하 경보구역 같아…발사장 일대 야간 불빛 식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오수진 김준태 기자 =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예고함에 따라 발사 시점이 언제일지 관심이 쏠린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22일부터 내달 1일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21일 새벽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북한이 일본에 인공위성 발사계획을 알린 것은 국제해사기구(IMO) 총회 결의서에 따라 운영 중인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 때문이다.
WWNWS에서 한국·북한과 동남아 등이 속한 구역(NAVAREA XI)의 조정국은 일본이고, 회원국은 조정국에 해상사격훈련과 같은 긴급 사항을 알려야 한다.
북한은 지난 5월 29일 WWNWS에 '5월 31일∼6월 11일 중 발사'를 통보하고 이틀 지난 31일 1차 발사에 나섰다. 8월 22일에는 '8월 24∼31일 중 발사'를 알리고는 역시 이틀 뒤인 24일 2차 발사를 감행했다.
1, 2차 발사는 모두 이틀 여유를 두고 통보한 다음 예고기간 첫날 발사하는 패턴으로 이뤄진 셈이다.
이번에는 예고기간 첫날까지의 여유가 하루에 불과해 예전과 다르다. 다만 기상 조건 등을 고려하면 통보한 날로부터 이틀 뒤인 오는 23일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위성을 쏘는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가까운 북한 신의주는 22일 오전 내내 흐리고 강수 확률이 최고 60%일 것으로 예보됐다.
23일에는 오전 6시까지 맑고 강수확률 0%, 오전 7∼9시 강수확률 20∼30%로 예상돼 양호한 조건이 마련된다. 하지만 24일에는 아침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고 이 추위는 25일까지 이어진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추운 날씨에서 추진제가 얼어버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보온이 어느 정도 되기는 하겠지만, 북한으로선 24∼25일은 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낙하한 엔진 등이 한국에 인양되는 상황을 피하고자 조류가 빠른 날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어청도 기준으로 물이 빨라지는 내주 초까지 기다려야 해 과거 신속하게 발사한 북한의 패턴과 맞지 않는다.
또한 '예고기간 첫날 발사'를 이어간다면 22일이 디데이가 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 위성 발사체가 액체연료를 쓰는 만큼 발사대에 얹어두고 장기간 대기할 수는 없으므로 (준비를 마친 뒤에는) 최대한 빨리 쏘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한은 1·2차 발사 때와 같은 엔진으로 3차 발사 도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일본에 통보한 항행경보 구역 세 지점이 1·2차 발사 때 설정한 구역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전북 군산 쪽의 서해 먼바다 A 지점에 1단 엔진, 제주도 서쪽 먼 해상 B 지점에 위성 덮개(페어링), 필리핀 루손 동방 해상 C 지점에 2단 엔진이 낙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동일한 낙하 예상지점은 기존 1, 2단 엔진의 설계 변경, 성능 변화, 발사 운용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2차 발사 실패 후 3개월 만에 재발사를 시도하고 궤적이 동일하게 제시된 점을 볼 때 엔진 자체에 설계 변경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1, 2차 발사 때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면 러시아의 위성 관련 대북 군사기술 지원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일대에서는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에 야간 불빛이 식별돼 분주한 발사 준비 정황을 뒷받침했다.
이달 들어 6, 9, 13, 14, 16, 17일에 서해위성발사장 기존 발사대 위치에서 조명이 명확히 포착됐다.
1, 2차 발사는 기존 발사대로부터 동남쪽 약 3㎞ 떨어진 지점의 신규 발사대에서 단행됐고 당시 신규 발사대 주변에서 야간 불빛이 보였는데 이번에는 기존 발사대 주변에서만 빛이 새어 나와 발사대 변경 가능성이 제기된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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