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데뷔 16개월 만에 빌보드 수상 비결은?...‘음악·민희진PD·신드롬’

2023. 11. 2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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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만 해도 뉴진스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지만 2022년 8월 첫 뮤직비디오 공개 이후 이 신생 걸그룹은 전 세계에 알려졌다…뉴진스가 K-팝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는 여느 K-팝 선배 아티스트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미국 시사주간지 TIME)

미국 타임(TIME)은 올해 5월, ‘2023 차세대 리더(Next Generation Leaders)’ 명단에서 K-팝 여성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뉴진스(NewJeans)를 꼽았다.

데뷔하자마자 ‘최초’, ‘최단기’ 수식어와 함께 각종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뉴진스가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뉴진스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s)’에서 K-팝 아티스트 중 데뷔 후 최단기간(1년 4개월)에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특히, 뉴진스는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Top Global K-pop Artist)’ 부문에서 수상함으로써 명실상부 ‘올해의 K-팝 그룹’임을 증명했다.  

뉴진스가 데뷔 6개월 만에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한 데 이어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년. 그리고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빌보드 200’에는 뉴진스의 이름이 붙어 있다. 반짝 인기가 아닌 뉴진스의 꾸준한 뒷심 이상의 인기를 입증하는 표찰이다. 뉴진스는 새 앨범을 낼 때마다 전곡 차트인은 물론 전작들의 순위도 동반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남긴다. 이는 뉴진스의 인기가 ‘일회성 돌풍(One Hit Wonder)’이 아닌 지속가능한 현상임을 시사한다.

좋은 음악과 퍼포먼스가 통했다

별다른 해외 활동 없이도 뉴진스가 이렇게 빠르게 글로벌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예외 없이 뉴진스의 ‘좋은 음악’을 꼽는다. ‘걸크러시’ 같은 강한 기조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매력이 뉴진스의 장점이다. 빠른 비트 질주 속에서도 멤버들은 마치 대화하듯 차분하게 가사를 읊조린다. 덕분에 노랫말에 더 귀를 기울이게 하고 이는 곧 리스너의 공감으로 이어진다.

이들은 이지리스닝 노래에 자기들만의 독창성도 담았다. 뉴진스는 데뷔 때부터 UK개러지, 저지클럽 등 기존 K-팝 문법에 얽매이지 않은 장르를 시도했고, K-팝 신에서 생소한 국내외 작가진과 작업하며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왔다. 이에 해외 매체들은 뉴진스의 음악에 대해 “기존 K-팝에서 벗어난 자연스러운 친근함”이라고 입을 모은다.

음악 외 퍼포먼스도 높이 평가받는다. 뉴진스는 각 잡힌 ‘칼 군무’에서 벗어나 무대 위에서 자유분방하게 즐긴다. 그러나 이 또한 정교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뉴진스는 데뷔 이전 트레이닝 시절부터 틀에 박힌 안무 연습에서 벗어나 발레, 힙합, 하우스, 프리스타일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접했다. ‘틀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민희진 총괄 프로듀서의 기조가 춤에서도 구현된 것이다. 

전체적으로 통일성은 가져가되 멤버마다 느끼는 감정대로 춤추는 방식은 기존 K-팝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뉴진스는 최근 ‘Get Up’에서 6곡 전곡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컨템포러리 장르부터 와킹까지 다채로운 스타일을 완벽 소화하며 자신들의 음악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멤버들의 재능과 이를 담아내는 민희진의 역량

뉴진스는 좋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소화할 수 있는 재능으로 뭉쳐져 있다. 예컨대, 민지는 파워풀한 에너지, 하니는 남다른 그루브, 다니엘은 맑은 목소리, 해린은 깔끔한 춤선, 혜인은 타고난 유연성을 갖고 있다. 각기 다른 강점과 개성을 가진 이들은 한 팀으로 모여 서로를 보완하고 폭발적인 시너지를 낸다. 

뉴진스는 ‘2023 BBMAs’ 수상 소감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영감을 주고 받고, 믿고, 무엇보다 깨지지 않은 우정을 만드는 것. 이러한 것들이 없었다면 뉴진스는 없을 것”이라며 끈끈한 팀워크를 강조했다. 멤버들의 재능과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데뷔와 동시에 만들어진 명성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었다.

이러한 멤버를 구성하고, 차별화된 브랜딩을 수립한 민희진 총괄 프로듀서의 역량을 빼고 뉴진스의 인기를 논하기 어렵다. 민희진 프로듀서는 뉴진스 데뷔 당시 별다른 티징 콘텐츠 없이 뮤직비디오로 멤버들을 공개하고 트리플 타이틀곡, 전곡 뮤직비디오 제작 등 음악이라는 본질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민희진 프로듀서가 뉴진스를 통해 준비한 혁신은 ‘더 강한 자극’이 아닌 ‘유연함과 자연스러움’이었고, 이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사진제공: 어도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된 ‘뉴진스 신드롬’

뉴진스 인기는 음악에 그치지 않고 ‘뉴진스 신드롬’이라는 하나의 문화적 현상을 낳았다. ‘Hype boy’는 전 세계적인 챌린지 열풍을 넘어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는 하나의 밈(meme)을 만들었다. ‘Super Shy’의 와킹 포인트 안무는 전 세계에 플래시몹 붐을 일으켰다. 대중의 일상에 뉴진스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다.

뉴진스의 큰 잠재력에 글로벌 브랜드의 러블콜도 줄을 이었다. 뉴진스는 최근 게임회사 라이엇 게임즈와 협업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의 결승전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또한, 멤버 전원 럭셔리 브랜드 앰버서더를 비롯해 애플,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 IT, 유통, 패션, 식음료 등 각 분야에서 선두기업과 협업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높였다. 한국 팝스타를 따르는 강력한 팬덤을 활용하려는 다양한 브랜드들에게 뉴진스는 놓칠 수 없는 대세 아티스트로 떠오른 것이다.  

뉴진스의 가파른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이들이 써내려갈 K팝 역사에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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