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다우닝가 합의’…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유정인 기자 2023. 11. 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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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 전용기인 공군 1호기편으로 도착해 영국측에서 준비한 의전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영국의 관계가 기존의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다고 대통령실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방문 기간 중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이 같은 양국 미래 협력 방안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채택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오는 22일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는 영국 총리 관저에서 정상 회담을 연다.

이 합의는 양국 관계를 격상해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심화시키기로 하는 게 골자다.

문서에는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동 입장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인도·태평양, 중동지역 정세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대한 공동 의지가 담길 예정이다. 국제 사회에서 규칙 기반의 질서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주요20개국(G20) 및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등 다자 무대에서의 공조 의지도 담긴다.

국방·방산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양국은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 및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방산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체결해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한다. 양국은 또 합동 훈련을 확대하고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 순찰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도 곧 시작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양국은 공급망 구축을 위해 반도체 협력 MOU를 체결하고 경제·금융 협력 방안과 미래 산업 분야 경제 협력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다우닝가 합의’ 채택 및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은 양국이 140년간 다져온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양국 미래세대를 위해 양국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국 런던에 도착해 3박 4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찰스 3세 국왕이 즉위식 이후 초청한 첫 국빈으로, 한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박근혜 정부 이후 1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동포 만찬 간담회를 열고 “한국과 영국은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의 동반자이자 자유무역 시장으로 연결된 경제 공동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은 사이버 안보와 방위 산업 등 안보 분야의 협력 체계를 새롭게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영 FTA 개정 협상을 다시 시작해서 공급망과 교역의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나갈 것”이라며 “양국의 협력 지평을 인공지능(AI), 원전, 바이오, 우주, 반도체, 청정에너지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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