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다우닝가 합의’…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한국과 영국의 관계가 기존의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다고 대통령실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방문 기간 중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이 같은 양국 미래 협력 방안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채택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오는 22일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는 영국 총리 관저에서 정상 회담을 연다.
이 합의는 양국 관계를 격상해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심화시키기로 하는 게 골자다.
문서에는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동 입장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인도·태평양, 중동지역 정세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대한 공동 의지가 담길 예정이다. 국제 사회에서 규칙 기반의 질서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주요20개국(G20) 및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등 다자 무대에서의 공조 의지도 담긴다.
국방·방산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양국은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 및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방산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체결해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한다. 양국은 또 합동 훈련을 확대하고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 순찰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도 곧 시작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양국은 공급망 구축을 위해 반도체 협력 MOU를 체결하고 경제·금융 협력 방안과 미래 산업 분야 경제 협력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다우닝가 합의’ 채택 및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은 양국이 140년간 다져온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양국 미래세대를 위해 양국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국 런던에 도착해 3박 4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찰스 3세 국왕이 즉위식 이후 초청한 첫 국빈으로, 한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박근혜 정부 이후 1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동포 만찬 간담회를 열고 “한국과 영국은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의 동반자이자 자유무역 시장으로 연결된 경제 공동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은 사이버 안보와 방위 산업 등 안보 분야의 협력 체계를 새롭게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영 FTA 개정 협상을 다시 시작해서 공급망과 교역의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나갈 것”이라며 “양국의 협력 지평을 인공지능(AI), 원전, 바이오, 우주, 반도체, 청정에너지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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