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토트넘, '골칫거리 DF' 다이어 안 판다.. 심지어 "이적 막기위해 노력"
[OSEN=노진주 기자] 충격적인 소식이다. 토트넘이 에릭 다이어(29)를 팔지 않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매체 ‘더 부트 룸’은 21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주급 8만 5000파운드(약 1억 4000만 원) 선수의 이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선수는 ‘수비 자동문’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다이어다.
최근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메르카토’에 따르면 과거 토트넘 사령탑일 때 연을 맺은 현 AS로마의 조제 무리뉴 감독은 다이어의 합류를 원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그는 다가오는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데리고 오고 싶어 한다.
그러나 뜻밖의 보도가 나왔다. 토트넘이 다이어 판매를 원하지 않고 있단 것.
다이어는 그동안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토트넘의 매각 0순위 선수로 거론됐다. 그러나 ‘더 부트 룸’은 다이어의 잔류를 예상하고 나섰다.
올 시즌 주전으로 올라온 수비수 반 더 벤이 급작스러운 부상을 당해 다이어가 토트넘에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자원이 됐단 것이 이유다.
‘더 부트 룸’은 “토트넘이 반 더 벤의 부상으로 다이어의 이탈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체도 “현 상황으로 볼 때 토트넘은 1월 이적 시장에서 다이어를 팔면 안된다”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어 “2024년 여름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다이어가 1월에 이적한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이적료를 토트넘이 챙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트넘이 겨울에 다이어를 팔면 이적료를 남길 수 있다. 그러나 계약 만료 직전 선수에게 막대한 이적료를 지불하는 구단은 거의 없다.
토트넘은 적은 이적료를 챙기기 보단 시즌 말 자유계약선수(이적료 0원)로 다이어가 풀린다고 하더라도 남은 시즌 부상 선수 및 주전 선수 ‘대처 자원’으로 다이어를 활용하겠단 계산이다.
‘더 부트 룸’은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상위 4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이어가 힘을 보탤 수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29세의 다이어는 2014년 토트넘에 입단해 362경기에 나서 13골 12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숱한 비난에 시달렸다. 수비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다이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부터 지난 시즌까지도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다. 그는 스리백에서 스위퍼 역할을 맡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한때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어는 탈장과 바이러스 감염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더니 갈수록 부족한 모습만 보여줬다. 그는 느린 발과 잦은 실수, 부족한 판단력, 불안한 빌드업으로 수비진의 폭탄이 돼버렸다. 팬들도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과감히 내쳤다. 그는 새로 데려온 반 더 벤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주전으로 기용했고, 다이어는 벤치에만 앉혀뒀다. 그 결과 토트넘은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후 10경기(8승 2무)에서 단 9실점만 내주며 무패 행진을 달렸다.
다이어에게 예상 밖 기회가 오긴 했다. 반 더 벤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최근 리그 2경기에 연달에 출전했다.
하지만 역시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지난 11일 울버햄튼과 리그경기(1-2 패)에 나선 다이어는 패배 원흉으로 지목됐다.
해당 경기에서 토트넘의 출발은 좋았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브레넌 존슨의 데뷔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페드로 포로가 올려준 크로스를 정확하게 마무리하는 깔끔한 득점이었다.
토트넘은 이후로 울버햄튼의 공세에 밀리긴 했지만, 어떻게든 버텼다. 하지만 후반 막판 연속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45분 파블로 사라비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후반 추가시간 7분엔 마리오 르미나에게 극장 역전골을 얻어맞으며 무릎 꿇고 말았다.
부상과 징계로 빠진 선수들의 공백이 너무나 뼈아팠다. 제임스 매디슨이 빠진 미드필더에선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줄 선수가 없었고, 주전 4명 중 3명이 바뀐 포백은 단단하지 못했다. 미키 반 더 벤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는 퇴장 징계로 나서지 못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에메르송 로얄-벤 데이비스-다이어-페드로 포로로 수비진을 꾸렸다. 전문 센터백이 아닌 데이비스와 오른쪽 수비수가 제 포지션인 에메르송, 주전 경쟁에서 밀린 지 오래인 다이어까지 불안 요소투성이었다.
결국 토트넘은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고,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경기 후 "실망스럽다. 막판에 골을 허용한 것이 부끄럽다"라면서 "마지막에 페이스가 떨어져서 울버햄튼에 찬스를 계속 내줬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토트넘 선배 제이미 오하라는 다이어를 호되게 비판했다. 그는 영국 '토크 스포츠'를 통해 "다이어는 두 번이나 실수를 저질렀고, 두 골 모두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했다. 난 그가 어디로 가려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오하라는 "우리는 지난여름에 그를 내보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았고, 결국 팀으로 돌아왔다. 이게 문제다. 당신이 없애려 했던 선수들이 결국 다시 경기에 나서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에서 ‘자동문’으로 통할 만큼 어이없는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이번엔 토트넘을 떠날 것이란 시각이 있었다. 그러나 같은 포지션에 경쟁하고 있는 선수들의 부상이탈로 잔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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