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다른 병원에 대한 공격도 잇따라…"간호사도 피난길에 죽었다"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병원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며 환자들은 물론 의료진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알자지라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인도네시아 병원 2층에 포탄이 떨어져 최소 1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쉬라프 알 쿠드라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알자지라에 "상황은 재앙적"이라며 "인도네시아 병원 안에는 의료진과 부상자를 포함해 700여 명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인도네시아 병원에 포격을 가한 뒤 병원을 포위한 상태로 알려졌다. 또 병원 주변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네시아 병원의 의료진인 마르완 압달라는 "이스라엘 탱크가 병원에서 200m도 안 되는 거리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인근 건물 옥상에서 이스라엘 저격수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료 관계자는 병원 건물과 입구, 창문에서 포격이 강렬하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 내부에 있는 모든 인원은 본관 중앙에 모여있는 상태다.
인도네시아 병원장 마르완 알 술탄은 WP에 "부서가 완전히 파괴됐다"며 "사방에 파편이 있다. 병원 주변의 모든 창문을 향해 총격이 벌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의료진들은 이스라엘군이 병원 내부를 향해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군은 무장세력이 병원 내부에서 이스라엘군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가자지구 관계자들은 인도네시아 병원 외에 다른 병원들도 표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병원의 모하메드 자코트 사무총장은 WP와의 통화에서 "임종이 임박한 환자와 부상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며 "그들은 부상 때문이 아니라 포격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인근 카말 아드완 병원도 표적이 됐고, 수백 명의 부상자들에게 더 이상 기본적인 응급처치조차 제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에 있는 진료소에서도 이날 오전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의료시설을 향한 공격이 이어지며 의료진들의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모하메드 유세프 알 나자르 병원의 한 의사는 어느 날 새벽에 시신이 도착했을 때 같은 병원에서 일했던 간호사를 알아봤고, 그는 가족들과 함께 숨졌다고 WP에 말했다.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 시파 병원을 떠난 전직 의료 종사자도 자신이 팔레스타인 난민보호기구(UNRWA)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의사 역시 "가족이 몇 명인지와 상관없이 이틀에 한 번씩 치즈와 참치 통조림 3개가 제공된다"며 "아무것도 없다. 상점에는 거의 두 달 동안 어떤 상품도 도착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앞서 전날에는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 알 시파 병원에 남아있던 미숙아 31명이 국제 구호단체에 의해 긴급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의 병원, 학교 등 인프라를 지휘 본부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마스 측에서는 이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정말로 하마스의 지휘 본부이기 때문이 아니라 일종의 심리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하 소재 중동국제문제협의회의 오마르 라만 연구원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병원을 공격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위기그룹의 팔레스타인 수석 분석가인 타하니 무스타파도 "이것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어느 누구도, 어떤 공간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료진과 서비스에 대한 오랜 괴롭힘 패턴의 일부"며 "지역 주민을 위협하고 저항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체계적인 시도"라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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