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한국 라면, 전 세계 '유행'이자 '식습관'된 이유는

권애리 기자 2023. 11. 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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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21일)은 음식 이야기 준비했네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상품이 된 라면이, 올해 수출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고요?

<기자>

올 들어서 지난달까지만 해도 벌써 수출액 규모가 7억 8천5백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요즘 환율로는 이미 우리 돈 1조 원을 훌쩍 넘긴 겁니다.

10년 사이에 해외 매출이 무려 4.5배가량,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무게로 환산했을 때도요, 이미 수출량이 20만 1천 톤을 올해 넘어서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가까이 늘었고요.

이렇게 되면 역대 수출 최고 기록을 올해로 9년째 갈아치울 게 확실시됩니다.

그런데 사실 라면은 국내에서 만들어서 수출하는 양도 많지만, 해외에 우리 기업들이 세운 공장들이 글로벌 판매의 절반 가량을 소화합니다.

그래서 한국 라면이 세계적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이미 연간 2조 원 수준을 넘는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얘기입니다.

사실 라면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기까진가 하는 때도 있던 품목이었습니다.

2014년엔 수출이 전년보다 좀 줄어들기도 했었고요.

국내 라면 소비는 2017년에 사상 처음으로 꺾인 이후로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면서 사실상 정체 수준이거든요.

다른 인스턴트식품들도 워낙 다양해졌고, 건강식을 찾는 분위기가 커지다 보니까 라면시장엔 노란 불이 들어왔다 했었는데 최근 몇 년간 이렇게 해외에서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대표 수출 식품 중에 하나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앵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우리 라면 맛에 푹 빠졌나 봅니다. 이 배경에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우리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것도 영향이 있겠죠.

<기자>

그게 크죠. 이 영상은 올여름에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에서 열렸던 한국라면 팝업스토어의 모습인데요.

줄을 길게 늘어서서 시식 기회를 기다리기도 하고, 여기 왔다고 인증샷을 찍어서 SNS에 올리기도 하고요.

라면이 현지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트렌디한 음식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행사였습니다.

이런 모습이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라면의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표를 보시면 특히 2020년을 기점으로 라면의 해외 판매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걸 볼 수 있는데요.

2020년은 영화 기생충을 통해서 이른바 '짜파구리'를 전 세계가 봤던 해죠.

이때 코로나가 겹쳤던 게 잠깐 반짝했다가 사그라들 수도 있었던 우리 라면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키웠다는 게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분석입니다.

라면은 집에 장기간 쌓아두고 먹을 수 있는 간편 식품이잖아요.

실제로 코로나 기간에 즉석식품 소비가 세계적으로 늘었는데요, 마침 그때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때 접한 한국 라면이 식습관의 일부로 지속적으로 남게 된 세계인들이 늘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집에 주로 있으면서 또 폭발적으로 사용이 늘어났던 게 유튜브와 각종 소셜미디어죠.

BTS를 포함한 우리 스타들이 라면을 먹는 모습을 자꾸만 보게 되고 세계적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의 매운 라면 먹기, 이른바 챌린지까지 유행하면서 한국 라면은 이제 전 세계 어느 대도시를 가든 대형 마켓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앵커>

라면 말고 다른 식품은 어떻습니까?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진 식품들이 또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라면뿐만 아니라 한국 즉석식품 중에 지금 세계에서 인기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최근에 미국에서 일었던 냉동김밥 열풍, 친절한 경제에서도 한 번 말씀드렸고요.

또 냉동만두 같은 경우도 국내 1위 제품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매출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건 언제까지나 한국인들 입맛에만 맞을 거라고 했던 음식들이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게 요즘 한식 인기의 특징입니다.

김밥, 김이야말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구권에서는 이게 먹는 거 맞냐는 반응이 더 컸던 식품이고요.

해외에선 통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또 다른 대표적인 식품으로 떡이 있습니다.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 우리는 정말 좋아하지만, 서구에서는 좋아할 리가 없는 식감이라고 했었는데요.

요즘 라면도 라면이지만, 떡 수출액이 해마다 두 자릿수로 늘고 있습니다.

떡볶이 같은, 맵고 쫄깃해서 가장 한국을 벗어나기 힘들 것 같았던 식품마저 미국 지상파 언론이 "떡볶이가 미국을 점령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의 세계적인 한식 붐 관련해서는 워낙 계속해서 새 소식이 들어오고 있어서 조만간 또 전해드릴 기회가 있을 텐데요.

일식이나 중식처럼 세계 어디를 가든 영구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민간과 기관이 여러 층위에서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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