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엑소더스' 조짐에 영입 경쟁 벌써 시작... 세일즈포스 "우리에게 와라"

올트먼 MS행 하루 만에 직원 90% 이상
"CEO 복귀시키지 않으면 우리도 나갈 것"
연구원 대거 이탈 가능성에 영입전 치열

지난 16일 샘 올트먼 당시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토론하고 있다. 올트먼은 이튿날 이사회에 의해 전격 해임됐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오픈AI 직원들의 '엑소더스'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샘 올트먼 전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 복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 합류를전격 결정하자, 90%의 직원이 "올트먼을 도로 데려오지 않으면 우리도 따라서 나가겠다"고 이사회에 통첩을 날린 것이다. 오픈AI가 공중분해 위기에 처한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벌써부터 오픈AI 직원들을 끌어오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올트먼의 MS 합류가 발표된 전날 밤부터 이날 오후까지 '올트먼의 CEO 복귀'와 '이사회 전원 사임'을 골자로 한 연판장에 서명한 오픈AI 직원은 약 700명에 달한다. 전체 직원이 약 770명인 것을 감안하면, 90% 이상이 뜻을 함께한 것이다.

특히 오픈AI 직원들은 이사회가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올트먼을 따라 회사를 나가겠다는 입장까지 내비치며 초강수를 뒀다. 이들은 "(예고 없이 올트먼을 쫓아낸) 이사회 행동은 오픈AI를 감독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 줬다"며 "우리는 우리의 사명과 능력, 판단력, 직원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없다"고 밝혔다.

MS는 오픈AI 출신 직원들 중 합류를 원하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MS로선 실제 이들의 합류를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개발 인력을 한꺼번에 대거 흡수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가 20일 자신의 엑스에 올린 글. 그는 오픈AI 직원들에게 미국 체류 신분 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자사 합류를 제안했다. 베니오프 엑스 캡처

오픈AI의 직원들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에 다른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는 이날 오픈AI 연구원들을 향해 "세일즈포스의 아인슈타인 AI 연구팀에 즉시 합류하라"고 제안하는 글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취업 비자 등 미국 체류 신분을 회사가 보장하는 등 원하는 조건을 최대한 맞춰 주겠다는 약속까지 내걸고 "나에게 직접 이력서를 보내 달라"며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공유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