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공기업, 가능한 만큼 바로 민영화”

거대 에너지 기업 ‘YPF’ 등 거론
YPF 주가 NYSE 장중 한때 43%↑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선거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공기업 매각 계획을 발표하며 공약 이행 속도전에 나섰다.

밀레이 당선인은 이날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간 부문의 손에 있을 수 있는 모든 국영·공영기업은 민간으로 넘기겠다”며 “국민에게 유익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기업을 매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영화 대상 기업으로 에너지 회사 YPF 등을 직접 거론했다.

YPF는 1907년 정부 주도로 설립돼 지금까지 아르헨티나 에너지 관련 대부분 사업을 독점한 거대 기업이다. 석유·전기·천연가스 등에 대한 탐사와 개발, 유통에 관여하고 비료와 플라스틱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직간접 고용 규모는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세기 후반 페론주의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이어진 군부 독재 시기 부침을 겪으며 1999년 스페인 기업 랩솔에 팔리기도 했지만, 2012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정부가 다시 경영권을 사들였다.

선거 유세 기간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강조했던 밀레이 당선인은 “YPF 국유화 이후 회사 실적이 악화했다”며 “2012년 인수 때보다 기업 가치가 더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YPF 주가는 장중 한때 43% 이상 폭등했다. 이는 1993년 거래 시작 이래 최고치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또 공영방송의 민영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공영방송이 선전 수단으로 사용되며, 사회에 거짓말과 공포 캠페인을 조장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